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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 고문 전횡이 원인”/육영재단 운영권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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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민 고문 전횡이 원인”/육영재단 운영권 갈등

입력
1990.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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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씨와 관계 막역… 10여년간 실권행사/근영씨측 퇴진시키려 최근 「숭모회」 급조/“잡음일자 근혜씨가 사표” 추측육영재단은 왜 시끄러운가. 재단법인 육영재단의 운영권을 둘러싸고 박근혜씨(39)와 근영씨(35) 지지자들 사이의 반목이 표면화 되면서 반목의 이유와 근영씨의 지지세력인 숭모회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 배경에 대해서는 당초 ▲자매간의 재산다툼 ▲측근끼리의 자리싸움 ▲외부압력 등 세갈래로 추측됐으나 현재로서는 육영재단과 「박정희대통령ㆍ육영수여사 기념사업회 및 기념관건립 추진위원회」의 고문격으로 군림해온 최태민씨(71)에 대한 반발이 주된 동기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3일 재단과 기념사업회의 이사장ㆍ회장직 사표를 제출한 근혜씨는 7일 하오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것이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며 동생과 협의,이사장직을 물려주기로 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자신과 최씨의 퇴진을 요구한 숭모회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만 밝혔다.

문제의 핵심은 숭모회의 실체와 최씨 퇴진요구의 배경 및 최씨의 퇴진여부.

당초 민족중흥회 산하단체로 알려졌던 숭모회는 7일 민족중흥회가 『그런 단체를 만든 사실이 없다』고 해명함으로써 실체가 더욱 모호해졌다.

육영재단 및 민족중흥회 관계자들은 숭모회가 그동안 근혜씨 옆에서 10여년간 실권을 행사하며 전횡해온 최씨를 축출하기 위해 급조된 단체라고 말하고 있다.

육영재단의 한 간부는 『87년 9월2일 어린이회관 노조원들이 「외부세력 물러가라」며 1주일동안 농성했던 것도 최씨를 겨냥한 것이었다』며 『특별한 직책도 없으면서 육영재단 운영을 좌우해온 최씨를 싫어하면서도 이사장과의 막역한 관계 때문에 어느 누구도 기를 펴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단주변의 사람들은 최씨의 전횡을 「우려」해 오던 근영씨 측근들과 전 공화당 계열인사,전 청와대 경호실인사,최씨에 의해 해고된 노조원들이 지난달 26일 박정희대통령의 11주기 추모제가 끝난 뒤 최씨 퇴진을 목적으로 숭모회를 만들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숭모회측은 지난달 29일 근혜씨를 찾아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최씨의 퇴진뿐』이라고 말했으나 근혜씨는 최씨의 구설수를 의식,자신도 사표를 냈다는 것이다.

지난74년 육여사 타계 직후부터 근혜씨와 친밀해진 최씨는 3공화국시절 구국여성봉사단장,새마음봉사단의 관리를 맡아왔고 그 후신인 근화봉사단이 지난해 3월 창단된 뒤에도 실권을 행사해 왔다.

어린이회관의 한 직원은 최씨가 어린이회관 구내에 있는 근화교회 목사로 일하면서 실권을 휘둘러 왔으며 눈에 거스르면 직원들을 해고했다고 말했다.

또 현재는 폐간된 「어깨동무」 「꿈나라」 등의 편집에 딸(38)이 간여하게 하는 등 육영이 목적인 어린이회관을 수익사업체로 전환시키려 한 것이 직원들의 반발을 불러 관선이사체제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수개월전부터 재단의 사무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으나 퇴진요구자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품고있는 상태이다.

근혜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동생에게 이사장직을 물려줄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지만 단원이 70만명인 근화봉사단이 반발,『취임식을 강행할 경우 근영씨측 사람들과 일전도 불사하겠다』고 공언 함으로써 8일로 연기된 취임식의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원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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