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예산파동ㆍ세금인상 등 의식 「최소패배」 전략/하원 「집권당 패북」 관례 못깨… 상원선 보수성 보여/민주,텍사스ㆍ플로리다 주지사 승리 대선전 기선미 의회선거는 현직의 재선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대통령선거의 해 사이사이에 갖게 되는 중간선거에는 백악관을 차지하고 있는 집권당이 의석,특히 하원의 의석을 잃는 것이 전통이다.
이러한 기준에서 본다면 이번 중간선거의 결과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하원 4백35명 전원,상원 35명,주지사 36명이 개선되는 선거. 공화당은 지난 여름,즉 페르시아만 사태 이전에만 해도 부시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민적 지지를 추진력으로 하원에서 의석증대를 도모할 것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동안 의회의 민주당 지도자들과의 예산협상에서 보인 일관성 없는 정책과 이것이 노출시킨 지도력의 결여,세금을 인상치 않겠다던 공약의 파기,경제의 불황조짐 등으로 그의 인기가 급락함에 따라 공화당의 의석상실 최소화 방향으로 선거전략을 바꿨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관심의 대상이 됐던 것은 유권자들의 정치불신에서 나오는 현직 의원이나 기성 정치인에 대한 반발현상의 영향이다.
투표직전 전망은 공화당이 하원에서 10석내지 15석 상실할 것으로 관측했다. 하원은 고령의원들의 은퇴,상원에의 도전 등으로 공석이된 자리가 29석으로 민주당 11석,공화당 18석이었다. 예상대로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의석수가 더 줄어들게 됐다.
특기할만한 것은 공화당의 원내총무이고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의회지도자들의 제1차 세금인상 합의에 반기를 들었던 뉴ㆍ깅그리치 의원의 고전이다. 그가 추후 세금인상 타협을 수용한 것이 취약점이었다고 정치평론가들은 분석했다.
상원에서는 개선대상 35석(민주 17,공화 18)중 민주당이 18석,공화당이 17석을 차지해 당초보다 공화당이 2석을 잃은 셈이 됐다. 이에 따라 의석분포는 55대 45에서 56대 44가 됐다. 최대의 격전지의 하나는 노스 캐롤라이나주. 상원내 우파 보수주의의 기수인 공화당의 제시ㆍ헬름즈 의원은 전 샬로트 시장인 민주당의 하비ㆍ간트 흑인후보의 도전에 고투했다. 헬름즈 의원의 극단적인 반공주의는 냉전 이후시대에 부합되지 않고 또한 「외설」예술작품에 대한 지원중단제안 등 그의 경직된 도덕관에 대한 예술단체들과의 마찰을 가져오기도 했다.
진보적인 간트 후보는 제시ㆍ헬름즈 의원이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상당한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헬름즈 의원은 최후수단으로 인종주의를 선거운동에 도입하기도 해 52대 48의 비율로 신승했다.
한편 민주당측에서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던 로드 아일랜드주의 클레이번ㆍ펠 상원의원이나 매사추세츠주의 존ㆍ케리 상원의원 등은 여유있게 다시 당선됐다. 클레이번ㆍ펠 의원은 상원외교위원장으로 월남전때 명성을 날렸던 풀 브라이트 의원처럼 상원외교위의 영향력을 돋보이게 하지는 못했지만 71세의 고령을 극복했다.
로드 아일랜드주가 미국에서 두번째로 고령자가 많은 주라는 환경의 덕을 톡톡히 보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선거는 현직자의 재선확률이 높다는 것을 재확인시켜준 셈이다.
의회가 이해상충으로 3번씩이나 예산법정 시한을 연기,잠시나마 연방정부의 휴무사태를 초래함에 따라 유권자의 냉소와 반발을 샀었으나 현직 의원들의 재선에는 별다른 역작용이 없었다. 일부 주에서는 주의원의 임기를 제한하는 등 정치의 매너리즘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이 행동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반정치」의 무드가 아직 연방의회 단계에는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의 변화가 기대됐던 것은 주지사선거. 주지사는 민주당이 역시 29대 21로 우세를 보였는데 이번에 개선되는 주지사는 민주 19 공화 16 등 36석. 중요한 곳은 현직의 사퇴로 공석이 되는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의 향방. 또한 플로리다주도 유의의 대상이었다. 이 3개주는 대통령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주들이다. 92년에 재출마가 확실한 부시 대통령을 3개주의 공화당 후보들이 적극 성원,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 등에는 2∼3번씩 유세지원을 폈는데 지난 88년 대통령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이 모두 압승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텍사스주는 부시의 정치고향으로 패배할 수 없는 지역이나 이곳에서 민주당에 패배,부시에게 깊은 상흔을 안겨주었다.
또 플로리다 주지사에도 전 상원의원인 민주당의 로튼ㆍ차일즈 후보가 공화당의 로버트ㆍ아티네즈 현 주지사를 누르고 당선됐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공화당후보인 피터ㆍ윌슨 상원의원이 민주당후보 디앤ㆍ파인스타인 전 샌프란시스코 시장에 신승,침울했던 공화측 선거진영에 숨통을 터주었다. 그러나 윌슨의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선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패했다.
존ㆍ수누누 백악관 비서실장은 『이번 선거결과가 부시의 대통령직에 대한 국민투표가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그러나 이번 선거결과는 부시 대통령의 92년 재선도전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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