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정보 수집ㆍ활용 일원화/첨단장비 신속처리 「루머」줄여/개방대비 「노하우」축적ㆍ조직정비가 관건자본시장개방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대응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대형증권사들을 중심으로 「트레이딩센터」가 속속 개설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난 1일 여의도본사 12층에 3백80평규모의 트레이딩센터를 개설한 럭키증권은 국내외 각종 정보를 수집ㆍ처리할 수 있는 첨단 통신ㆍ전자시설을 갖추고 본격적인 「트레이딩센터」시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대우증권과 동서증권도 이미 지난 1월초 조직과 시설을 갖추고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중이며 고려증권도 지난 7월 트레이딩센터를 개설,정보수집등 본격적인 업무수행에 대비한 기초작업을 진행중이다. 또 대신증권도 내년말께 개설을 목표로 1단계 조직구성을 마치고 조직의 기능테스트에 들어갔으며 그외 몇몇 증권사들도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트레이딩센터의 설립을 서두르는 이유는 자본시장이 국제화하고 증시에서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점차 커짐에 따라 국내 및 해외투자정보를 수집,종합적인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일원화된 정보통로의 필요성이 커지고 기관투자가들의 대량 매매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
이미 일본을 비롯한 금융선진국에서는 정보처리와 영업활동을 일관되게 수행할 수 있는 트레이딩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실정이다.
트레이딩센터는 종전에 주식부,채권부,법인부,국제부등 상품인수 및 운용과 관련한 개별부서들에서 분산적으로 해오던 정보처리업무와 영업업무를 유기적으로 결합,업무의 신속ㆍ효율성을 기하기 위해 일정장소에 이들 부서를 모아 정보전달 및 의사결정통로를 일원화하는 것.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에 비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해외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등 채권을 발행하고자할때 종전에는 법인부,심사부,채권부 등 관련부서에서 관련업무를 따로 수행함으로써 정보가 원활하게 유통되지 못할 뿐아니라 의사결정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트레이딩센터가 제역할을 하게되면 해외채권시장정보를 첨단시설을 이용,한곳에 집중시킴으로써 정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게되는 것이다.
또 앞으로 자본시장이 개방돼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이루어질 경우 국내증시정보를 종합적으로 가공,외국투자자들에게 직접 제공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작업을 하기 위해 트레이딩센터는 「세일즈트레이더」「트레이더」,「관리ㆍ지원팀」의 3부문으로 구성된다. 「세일즈트레이더」는 기관투자가의 펀드담당자와 직접 연결,대량매매를 취급하는 「도매중개인」이라 할 수 있다. 정보의 신속한 제공은 물론 대량매매의 매수자와 매도자를 직접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증시에 나도는 불미스런 소문이나 오해도 줄일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트레이더」는 초단기 시황정보를 이용,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품의 일정몫에 대해 자신의 의사결정만으로 운용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또 관리ㆍ지원팀은 주식ㆍ채권의 수도결제 업무나 세일즈트레이더,트레이더들의 실적관리등 지원업무를 맡게 된다.
그러나 현재 개설된 몇몇 증권사의 트레이딩센터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모든 측면에서 이제 시작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외국 증권사에서 자신들이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제공하기를 꺼려할 뿐 아니라 사내의 관행이나 조직측면에서도 본격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커다란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의 개방에 대비해 형식적인 모양새는 갖추어 놓았지만 증권사의 「머리」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상당기간의 노하우 축적과 조직정비가 뒷받침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김상철기자>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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