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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해결에 총력 기울일때/상처투성이의 민자당이 갈 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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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해결에 총력 기울일때/상처투성이의 민자당이 갈 길(사설)

입력
1990.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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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회동의 성과가 어느 쪽에 유리하게 됐고 불리하게 됐건간에 이번 내분파동에서 민자당이 얻은 교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집권여당이 현안해결과 난국타개의 책무를 외면한 채 정쟁을 벌일 경우 국가경영 전반에 걸쳐 엄청난 피해와 혼란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케 했다는 점이다. 다음은 내각제개헌 등 중요한 정책과제를 국민의 동의를 받지 않고 밀약형식으로 강행할 경우 엄청난 저항과 부작용을 유발하게 된다는 점도 다시 확인케 되었다. 그러나 가장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후유증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말할 수 없는 피해를 안겨준 사실일 것이다.이제부터 민자당은 당장 정치와 국회를 정상화시키는 문제에 총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국회를 뛰쳐나간 평민당의 등원조건 중 최대숙제였던 내각제는 일단 접어두기로 한만큼 다음 현안인 각급 지방자치제의 실시시기와 선거방법 등에 관해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지방의회선거를 반드시 실시,국민에게 6공과 13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가시적인 민주화조치를 실천한다는 것을 보여줄 책임이 있는 것이다.

사실 금년도 정기국회를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다. 3개월 간의 회기중 야당의 등원거부와 여당의 내분으로 국민의 요청과 노기에 아랑곳없이 60여일을 무위허송한 것은 직무유기이자 큰 과오가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 국회의문을 연다해도 나머지 회기는 20일 남짓에 불과하다. 이 기간 동안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정부측의 국정보고에 이어 대정부 질문과 지난번의 수해복구를 위한 추경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비롯,건국 이래 최대규모의 팽창예산인 새해예산안의 예비ㆍ종합심사와 각종 법안의 심의처리,그리고 우루과이라운드협상대책,페르시아만사태에 따른 석유가문제와 경기대책 등을 해결해야만 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여야의 등원협상이 늦어질 경우 정작 정기국회 운영기간은 10∼15일 정오에 불과한 것이다.

때문에 초고속으로 운영해야만 할 올 정기국회에 대해 내실을 기대한다는 것은 사치스러운 요구인지 모른다. 그러나 여당은 휴일은 물론 매일 철야회의를 강행해서라도 민생과 직결된 예산안과 법률안 등 각종 의안에 대해 최대한의 성의를 갖고 심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번 내분으로 빚어진 민자당의 피해는 여러 가지다. 여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감이 바닥에 떨어진 것도 그렇고 당지도자들에 대한 배신감과 실망감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여당 자체로서도 파국을 피하기 위해 지도자들끼리 각 계파간의 불신과 미움과 경계심을 일단 거두는 선에서 내분을 수습했다고 하지만 그것은 장차 선거임박과 정국기류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폭발할 수 있는 휴화산 상태 정도이며 특히 각파간의 감정적 골은 더욱 깊어진 점에서 당의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정치복원­국회정상화가 만사에 앞서 최우선 과제다. 이 일을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해내는 것이 당은 물론 각 계파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다. 그렇게 해서 합당 때 거창하게 내세웠던 새 정치의 단 5%의 목표만이라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또다시 부질없는 파쟁과 권력싸움을 재연할 때 민자당은 돌이킬 수 없는 막바지 상황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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