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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실수요자/정숭호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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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실수요자/정숭호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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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민영아파트도 무주택자들만 분양받도록 하겠다는 정부방침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특히 유주택자에게는 앞으로 2순위 자격만 부여,사실상 아파트 당첨기회를 봉쇄할 것이라는 소문은 건설부당국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심각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주택자들은 『청약예금에 가입하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정부가 이제 와서 유주택자라는 이유로 청약기회를 제한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반면 무주택자들은 『무주택자 우선분양은 백 번 옳은 일이며 유주택자들의 불만은 항용 있어온 가진자들의 기득권 옹호논리에 불과하다』고 까지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논쟁은 「누가 주택의 실수요자인가」라는 문제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결말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실수요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를 정리하지 않은 채 논쟁을 종결짓고 이를 근거로 일관된 주택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더 큰 부작용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월세­전세­독채전세­소형주택 소유­중ㆍ대형주택 소유의 5단계로 나뉘어지는 우리나라의 주거양태에서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ㆍ월세에서 시작,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내집을 장만하고 나아가 더 큰 집으로 이사가는 「주거의 상향이동」 사다리를 타게된다.

누가 실수요자인가라는 문제는 전ㆍ월세입주자인 무주택자만을 실수요자로 보느냐,아니면 집이 있으면서 필요에 따라 더 큰 집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실수요자로 보느냐 하는 문제다.

무주택자만이 실수요자라면 앞으로는 이들의 소득수준에 맞는 소형주택만 지어야 할 것이고 더 큰 집을 희망하는 유주택자들도 실수요자라면 중ㆍ대형아파트도 충분히 공급,주거의 상향이동이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소형주택만 공급되면 기존 중ㆍ대형아파트 가격의 폭등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누가 실수요자인가를 명확히하지 않은 채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공급규칙을 개정하겠다』는 정부방침은 「실수요자」들에게 불필요한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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