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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 어려움 이해해야” 강조/김ㆍ박 두 위원 청와대회동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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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 어려움 이해해야” 강조/김ㆍ박 두 위원 청와대회동 주변

입력
1990.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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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김대표 회동」 두 위원이 건의 형식/JP “결과 만족ㆍ잘 풀릴 것” 밝은 표정/박위원은 굳은 표정 구체언급 안해○…5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노태우 대통령과 민자당의 김종필ㆍ박태준 두 최고위원의 회동은 내분의 최종수습을 위한 전단계 수순의 요식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날 회동은 노 대통령이 민정ㆍ공화 양계파를 대표하는 두 최고위원에게 협력을 요청했고 두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양해를 한 것으로 요약된다. 두 최고위원의 「양해」는 김 대표의 요구를 가능한 한 수용한다는 뜻이 될 것이다.

노 대통령과 민정ㆍ공화 양계파가 김 대표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원인의 소멸과 함께 내분은 자연 해소되는 셈이 된다.

○…노 대통령과 두 최고위원의 회동과 관련,청와대가 발표한 발표문과 노재봉 비서실장이 밝힌 노 대통령의 언급은 내분이 어떤 모양과 절차로 수습되는가를 잘 예시해주고 있다.

발표문은 ▲국민에 대한 유감표명과 ▲조속한 당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 ▲노 대통령은 두 최고위원의 건의에 따라 6일중 김 대표를 만나 당내문제 수습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또한 노 실장이 밝힌 언급중 『노 대통령이 김 대표가 겪는 어려움을 두 최고위원이 이해해야 한다는 데 대해 공감을 표시했다』는 대목에 함축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관측된다.

당내분 수습을 위한 노­김 회동은 두 최고위원의 건의에 따라 이뤄지며,수습의 모양은 노 대통령과 두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노 대통령이 모든 것을 수용해야 할 임무와 운명을 지고 있는만큼 두 최고위원이 이를 이해하고 협조한다」는 것으로 김 대표가 요구해온 당대표 권한강화ㆍ당기강 확립문제가 상당부분 수용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의 청와대회동은 하오 6시30분부터 8시35분까지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는데 회동결과는 최창윤 정무수석비서관이 6개항의 발표문을 배포하는 것으로 대신.

최 수석은 『구체적 논의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전제,『내분의 조속한 수습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며 잘돼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느낌」만을 전달.

최 수석은 「김 대표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뜻이냐」 「3김퇴조론을 주장하던 김 최고위원이 왜 내분수습을 건의했느냐」는 등의 질문에 『회동에 배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변.

최 수석의 간략한 설명이 있은 뒤 노 실장이 『추가로 발표할 사항이 있다』면서 『노 대통령이 두 최고위원이 떠난 뒤에 직접 구술해 발표토록 했다』며 노 대통령의 언급내용을 상세히 설명.

○…김 최고위원은 청와대회동이 끝난 뒤 하오 8시53분께 청구동 자택에 도착,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10여 명의 자파 의원들과 보도진들에게 회동결과를 소개.

김 최고위원은 가벼운 농담으로 말문을 열면서 시종 환한 얼굴을 잃지 않았는데 『회동결과에 만족하느냐』란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그렇다』고 대답.

김 최고위원은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을 모두 드렸고 들을 것도 모두 들었다』면서 『만족이라기보다는 충분한 생각의 소통이 있었으며 대통령께서는 우리 당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을 아주 소상히 파악하고 계시더라』고 소개.

김 최고위원은 잠시 9시 TV뉴스를 시청한 뒤 『TV에 나온 청와대 발표 이외에 얘기할 것은 없다』며 『당무가 더이상 정체되지 않도록 김 대표와 빨리 만날 것을 건의했으며 두 분 회동은 잘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

김 최고위원은 이어 『내일 회동이 우려할 만한 결과를 낳진 않을 것』이라면서 『김 대표도 대통령의 참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시종 낙관론을 피력.

김 최고위원은 특히 『노 대통령도 김 대표의 심정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느꼈다』고 말해 김 대표 요구사항에 대한 수용가능성을 어느 정도 시사하면서도 「노 대통령이 당의 상황을 소상히 알고 있다」는 대목을 3번씩이나 재차 강조하며 『잘될 것』이라는 말로 더이상의 질문을 봉쇄.

○…이날 밤 9시께 북아현동 자택에 돌아온 박 최고위원은 다소 굳은 표정. 그는 회동내용을 묻는 질문에 『지금 발표를 하고 있을 테니 발표를 들어보라』며 『내일 김 대표를 만나보시라고 대통령에게 건의드렸다』고 짤막하게 대답.

박 최고위원은 이어 『김 최고위원이 언짢은 심기를 많이 표했느냐』고 묻자 『이미 다 알게 된 얘기들 아니냐』고 말해 김 대표의 행태에 대한 김 최고위원의 비판이 상당히 개진됐음만을 암시한 뒤 대문으로 들어섰다.

박 최고위원의 이같은 함구자세는 김 최고위원에 비해 당내사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할 만한 입장이 못되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얘기들이나,최근의 당내사태에 대해 박 최고위원이 『묘한 심기인 것 같다』는 주변의 「관찰」과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는 관측도.<조재용 기자>

◎청와대회동 발표문

①민자당 총재인 노태우 대통령은 11월5일 하오 6시30분 김종필ㆍ박태준 두 최고위원을 초치,당내문제에 관한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었다.

②노 대통령과 두 최고위원은 당내문제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는 데 대해 심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조속한 당의 정상화를 위해 진력하기로 하였다.

③오늘 회동에서는 민자당이 창당정신으로 되돌아가,상호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당내문제를 수습하고 동지적 결속을 더욱 강화할 것임을 확인하였다.

④오늘 저녁 회동에서 세 사람은 민자당이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시켜 남북관계,경제활성화,범죄소탕 등 산적한 국정현안을 해결하는 데 모든 당력을 집중해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⑤특히 노 대통령은 민자당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여 국민의 편에 확고히 서서,창당 당시 국민에게 약속한 국가의 안정ㆍ번영과 통일을 이룩하는 과업을 반드시 이뤄나가기 위하여 어떠한 중단이나 좌절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⑥노 대통령은 두 최고위원의 건의에 따라 내일중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을 만나 민자당 당내문제 수습의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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