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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서 앞차 추월하려다/트럭 충돌… 20m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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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위서 앞차 추월하려다/트럭 충돌… 20m 곤두박질

입력
1990.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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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띠 묵인채 익사한 승객도/뒤집힌 버스옆 배낭ㆍ신발 둥둥/소양호 버스 참사【인제=박주환ㆍ하종오ㆍ고재학기자】 무리한 추월과 과속운전이 또다시 대형참사를 빚었다.

4일 소양호에 추락한 관광버스는 좁은 다리길에서 무리하게 앞차를 추월하다 마주오던 트럭과 충돌,호수로 떨어지면서 순식간에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휴일에 고교동문들끼리 부부동반으로 설악산 단풍구경과 함께 전두환 전대통령을 만나고 서울로 오던 승객들은 대부분 당일치기 일정에 피곤했던 탓으로 졸음에 빠져있다 참변을 당했다.

▷사고순간◁

이날 사고는 하오2시30분께 백담사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인제읍 군축령을 넘어 남면으로 들어서면서 길이 3백90m 폭 7m의 군축교를 건너던중 3백m 지점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은채 앞서가던 차를 추월하는 순간 다리건너편의 굽어진 도로에서 갑자기 나타난 복사트럭을 피하지못해 충돌했다.

버스는 이어 다리난간 10여m를 부순뒤 20여m아래 호수에 거꾸로 쳐박혀 깊이 5m의 물속에 뒤집혀 바퀴만 내놓은채 잠겼다.

생존자 도봉환씨(41ㆍ회사원ㆍ관악구 신림동)는 『다리를 거의 다 건너간 지점에서 버스운전사가 추월하려고 왼쪽으로 핸들을 꺾는 순간 맞은편 다리건너쪽에서 트럭이 달려왔고 이어 「꽝」하는 소리와 함께 다리왼쪽난간을 들이받고 떨어졌다』고 말했다.

사고직후 버스안에는 온통 비명속에서 깨진 유리창으로 물이 밀려들면서 사람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몇몇 승객들은 버스밖으로 튕겨졌고 안전띠를 풀고 깨진 유리창으로 빠져나온 사람들도 수영미숙으로 익사했으며 졸고있다 안전띠를 풀지못해 좌석에 묶인채 익사한 승객들도 상당수 있었다.

생존자 황종화씨(40ㆍ서울 은평구청 토목과직원ㆍ구로구 신도림동 290)는 『버스에서 졸고 있었는데 「꽝」소리가 나며 버스가 물속으로 처박혀 머리까지 물이 차 올라 깨진 유리창으로 간신히 헤엄쳐 나오니 차가 바퀴를 하늘로 향한채 뒤집혀 있었다』고 말했다.

▷승객◁

사고버스에 타고 있던 남자들은 모두 전두환 전대통령의 출신고교인 대구공고를 지난69년 졸업한 40회 재경동문들로 이날 부부동반으로 백담사를 방문하고 서울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승객 대부분은 서울로 오는 차속에서 졸고있던 상태에서 사고를 당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생존자 도봉환씨는 『이날 새벽5시 처와 함께 집을 나서 백담사에 갔었다. 처의 생사조차 아직 확인을 못하고있어 안타깝다』며 울먹였다.

▷현장◁

사고가 난 군축교는 길이 3백90m 폭 7m,높이 20여m의 2차선으로 소양호의 상류부분에 걸쳐있어 수심은 비교적 낮았으나 다리가 높이 걸려 있어 사망자가 많았다.

호수에 떨어진 버스는 거꾸로 뒤집혀 네바퀴만 하늘로 향한채 몸체는 물속에 잠겼고 주변에는 배낭,물통,신발 등 승객들의 소지품이 떠 있었다.

확인된 사망자명단은 다음과 같다.

▲최낙식(41ㆍ성동구 구의동 232) ▲임천호 ▲구자두 ▲홍헌석 ▲한교봉 ▲이춘섭 ▲석판근 ▲임용자(여) ▲한노구 ▲이양우(45ㆍ트럭 운전사) ▲손천권(41) ▲한교봉씨 부인 ▲문종태씨 부인 ▲서조 ▲허노춘(여) ▲김궁명 ▲이영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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