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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YS 맹비난 포문/김종필 최고위원 간담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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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YS 맹비난 포문/김종필 최고위원 간담내용

입력
1990.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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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저지르고 뭉개는 지도자 물러나야/「내각제」 합당 때부터 약속”민자당 3대주주 중의 한 사람인 김종필 최고위원이 4일 당 내분의 전개 양상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 주목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당무거부 「행태」에 그동안 적잖은 불쾌감을 표시해온 것은 알려진 사실. 하지만 이날 김 최고위원의 김 대표 겨냥은 단순한 불쾌감 표출의 차원을 넘어 내각제문제 처리방향 등 향후 당 운영에 있어 대주주로서의 목소리를 분명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때문에 김 최고위원의 행동반경에 따라 노­김 청와대회동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자칫 내분양상은 새 국면으로 옮아갈 전망이다.

이날 김 최고위원은 일부 신문 방송 편집ㆍ보도국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대표는 무조건 당에 복귀해 당내분을 수습해야 한다』고 전제,혼자말처럼 『사람 가슴에 무수한 못을 박아놓고…』라며 김 대표에 대해 감정의 앙금과 강도높은 비판을 토로했다.

이 자리엔 최각규 정책위의장 이희일 동자부 장관 김용채ㆍ이태섭ㆍ김용환 의원들도 참석,김 최고위원의 이날 발언에 공화계 전체 입장의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내분사태 수습을 위해 당연히 노 대통령과 두 김 최고위원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해 김 최고위원의 상대적 「소외감」을 간접 반영했다.

김 최고위원이 밝힌 심경을 참석자들의 말을 모아 정리해 본다.

­김영삼 대표가 5일 상경하는데 당내분은 수습이 되겠습니까.

『표면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당내 패어진 깊은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겁니다.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와의 관계도 그렇지요. 노 대통령이 세간에서는 「우유부단하다」 「물태우다」라는 등의 얘기를 듣지만 그 분은 엄청난 5ㆍ17을 한 분입니다.

그런 분이 정면으로 자기에게 대드는 사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생각해 보면 잘 알 것입니다.

하지만 어찌됐든 이번 내분을 수습않으면 또 어쩌겠어요. 사람 가슴에 못을 박아놔도 깊게 박아놨습니다. 그렇더라도 죽든살든 당내에서 해결해야죠』

­최근 김 대표의 행동에 대해 기분이 안 좋으신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은 나와 김 대표 사이가 나쁘니 좋으니 하지만 두 사람은 경쟁관계가 아니에요. 솔직히 말해 내가 그 양반과 상대할 위치에 있지도 않지만 그 사람도 한 게 뭐 있어요. 마냥 민주화만 외치면 모든 게 해결됩니까. 어떤 사람(김대중 평민총재)은 국회밖에서 이것 내놓으라며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고 또 한 사람(김 대표)은 저것 내놓으라며 당을 보이콧 하고 있는데 이 나라가 한두 사람의 것입니까.

일을 저질러놓고 뭉개기만 하는 그런 사람들은 이젠 물러가야 해요. 나를 포함해 새로 자라나는 싹들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합니다. 여기 공화계 인사들이 있지만 이들을 키우는 게 내 책임이죠. 정치인들에게 자기 앞길이 보이지 않으면 참으로 정치의 앞날은 심각한 것이며 난세를 헤쳐나갈 수도 없죠』

­김 대표가 요구하는 게 뭐라고 보십니까.

『글쎄 뭐가 뭔지…. 통합 후 10달이 되도록 그 사람이 속마음 털어놓는 것을 보지 못했어요. 오히려 노 대통령과 저는 한두 번 마음을 터놓고 얘기한 적 있지만…. 또 그사람은 노 대통령과 단둘이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뒤에 들어보면 그사람 자기속 얘기는 별로 한 게 없더군요. 이러니 당 일인들 제대로 될리 있겠습니까』

­당 대표는 내각제 합의문 서명 때 반대했다고 하는데요.

『반대는 어떻게 반대했다는 겁니까. 통합된 지 10개월이고 서명한지 5개월이 됐고 그간 여러 차례 내각제를 서로 다짐했지만 김 대표가 가타부타,쓰다달다 얘기한 적이 한번도 없어요. 3당통합 때는 외국 신문에까지 「내가 통합했다」고 선전을 하더니 오늘 이게 뭡니까. 그 사람,교회 장로라면서요. 장로라는 사람이 요즘은 하나님께 맹서한다는 말까지 쓰더군요. 요사이 신문을 보면 사진기를 모두 없애버리고 싶은 생각입니다.

당에서 심각하게 회의하는 모습은 없고 산에 올라가는 사진은 대문짝 만하게 나가고…』

­김 대표와 박태준 최고위원이 자주 언쟁을 벌였다는데.

『회의에서 사리에 너무 어긋날 때면 몇 마디씩 하는 정도입니다. 박 최고위원은 정직하고 분수를 아는 사람이지요. 자기 위치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었어요』

­민자당은 정말 갈라서는 겁니까,수습이 되는 겁니까.

『그것이야 그사람(김 대표 지칭)이 잘 알겠지요. 튀어나간 것이 벌써 두 번째가 아닙니까. 앞으로도 지자제,총선거 등 큰일이 산적해 있는데 그때 또다시 튀어나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당을 책임진다는 사람이면,당 밖에서 요구나 하고 그걸 매일 신문에 내게하고 그러면 안돼요』

­김 최고위원은 김 대표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군요. 이런 진통이 민자당 내분을 수습하는 과정이 아닐까요.

『절대 그런 게 아닙니다. 이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보채는 겁니다. 나도 이제 소리지를 때 지르겠어요. 자기 갈 길이 눈에 보이지 않습니까. 나는 내 갈 길을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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