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시한이 연말로 잡혀 있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때문에 요즘 정부 경제부처들은 협상전략 및 대응책 마련을 하느라 법석을 떠는 등 뒤늦게 발동이 걸린 것 같다.UR협상을 사실상 총괄 조정하는 경제기획원을 비롯,대외무역담당부서인 상공부,UR 피해가 극심할 것이라는 농업주무당국인 농림수산부 등 관련부처들은 마치 태풍경보라도 떨어진 듯한 모습들이다.
막바지 대응책 수립 전략숙의ㆍUR 후 대비책 마련ㆍ대국민 홍보대책 등을 짜느라 밤을 새우는 공무원들이 늘어가고 있고,유관부처 관계관간의 내왕회동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협상로비를 위해 미국으로,제네바로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장ㆍ차관들이나 협상현지와 국내를 쉴새 없이 오가는 실무팀들의 피곤한 심신을 보노라면 안쓰럽기조차 하다.
UR협상은 우리 국민들이 일찍이 본 적도,들은 적도 없는 끔찍한 「외풍」임에 틀림없다. 협상이 연내에 타결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요즘 대두되고 있기는 하나 타결이 아주 안된다 하더라도 최소한 앞으로 세계무역질서 개편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한만큼 정부의 대응노력이 아무리 강화돼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UR협상이 시작된 것이 벌써 4년 전인데 대책이니,공청회 개최니 하는 정부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은 불과 몇달 전부터였다. 국민들이 UR의 중대성을 알게 된 것도 엊그제의 일이다.
그동안 현지 협상진행이 지지부진해 본격적인 대비책 마련이 시기상조였다거나,국민들에게 괜한 심려를 끼치지 않기 위해 홍보를 미루고 협상에만 전념했었다고 정부가 주장한다면 그것은 우롱이거나 오판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 그간에 수천 건의 UR관련 정책보고서가 정부 등에서 나왔던 것은 그들이 시간ㆍ인력이 남아돈다거나 공들일 대상이 없어서였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정부의 요즘 부산함을 보면서 협상로비차 외국을 다녀온 한 농업단체장의 소감이 생각난다.
『그들이 우리 실정을 너무도 몰라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우리 농민들도 무조건 잘사는 줄 알고 있더군요. 우리 이야기를 듣고서야 「아 그 정도입니까」하며 고개를 젓더군요…』 우리 정부의 대외 홍보가 그동안 어디로 실종됐었는지 의아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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