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하오4시45분께 학생들의 북한영화 「꽃파는 처녀」 상영을 저지하려고 한양대에 들어간 사복전경 2백여명이 본관유리 17장을 쇠파이프로 깨고 최루탄을 건물안으로 발사,총장실에서 집무중이던 이해성총장 등 교직원 10여명이 큰 고통을 겪었다.이때 본관앞에서는 시위진압을 지휘하던 범희천 성동경찰서장이 학생들이 던진 돌에 맞아 코뼈가 부러지는 전치 4주의 중상을 입고 인근 경찰병원으로 후송되고 있었다.
전경들은 범서장과 동료 3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자 흥분,쇠파이프를 휘두른 것이었다.
학생들은 이날 하오3시께 대강당에서 「꽃파는 처녀」의 상영을 강행했고 경찰은 10개중대 1천2백여명을 즉각 교내로 투입했다.
영화상영은 10분만에 중단됐으나 학생들은 인문관으로 옮겨 25분여동안 계속 영화를 상영하면서 교내 곳곳에서 책ㆍ걸상으로 설치한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고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맞섰다.
이날 충돌로 다수의 경찰측 부상자가 생기고 책ㆍ걸상 1백여개가 불탔으며 최루탄으로 학교업무와 수업이 큰 지장을 받는 등 피해가 컸다.
그러나 학생과 경찰이 이렇게 큰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상영강행ㆍ저지로 맞서게 만든 북한영화자체에 대한 반응은 미미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화의 의미보다는 『북한영화를 한번 보고 싶었는데 경찰이 과잉진압하기 때문에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고 말했다.
전경들은 『영화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명령대로 시위진압을 하다 동료들이 다치는 것을보고 본관 유리를 깨고 최루탄을 쏘았다』고 말했다.
막상 영화를 본 학생은 『일제하에서 지주에게 억압받는 민중의 삶을 그렸다는 점외에 영화 전편에서 공산주의사상성을 강조한 것에는 거부감을 느꼈다』며 『북한영화 상영금지는 과민대응』이라고 주장했다.
한 경찰간부는 『이미 볼 사람은 다본영화를 금지하는 바람에 우리만 다친다』면서도 『뭣 때문에 악착같이 영화상영을 하려하느냐』고 반문했다.<민성기기자>민성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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