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공화국,연방의 군퍼레이드 지시 등 취소/모스크바시선 반정집회 허용… 고르비 당황케소련 연방정부와 각 공화국들 사이에 오는 7일의 볼셰비키혁명 73주년 기념행사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볼셰비키혁명 기념일은 지난 1917년 10월 혁명으로 제정러시아의 차르체제를 무너뜨리고 소비예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을 세운 날로 소련의 최대명절.
이날은 전통적으로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과 각 공화국의 수도에서 기념군사퍼레이드가 벌어지며 밤에는 불꽃놀이 등 축제를 열어왔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올 혁명기념일에도 최근 개혁정책에 반발을 보이고 있는 공산당과 군부의 일부 보수세력들을 무마키 위해 급진세력과 각 공화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소도시를 포함,각 공화국에서 대대적인 군사퍼레이드를 벌이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 소련연방 최고회의는 지난 5월1일 메이데이 행사때 일어난 반공시위를 우려한 듯 공식행사 이외의 일체의 반정부 시위를 금지토록 결정했었다.
그러나 모스크바 레닌그라드등 급진개혁파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소련 주요도시와 민족주의 세력들이 득세를 하고 있는 발트3국등 일부 공화국에서는 공식행사인 군사퍼레이드는 오히려 취소토록 명령하고 거꾸로 대규모 반정부집회는 허용하고 나섰다.
한때 붉은 광장의 군사퍼레이드를 금지할 움직임을 보였던 모스크바시 당국은 2일 이를 허용하기는 했으나 그대신 반정부집회도 허가,연방정부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급진개혁파 및 반정부단체들은 이날 집회에는 최소한 2만5천명의 군중들이 모일 것이며 시가행진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발트3국과 우크라이나 몰다비아 아르메니아공 등에서는 이미 공식행사를 취소한 바 있으며 아제르바이잔공에서는 지역군 사령관이 주민들의 반발이 두려워 아예 자체적으로 군사행진을 않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사태가 이쯤되자 아나톨리ㆍ루키야노프 연방최고회의 의장은 지난 1일 국영TV를 통해 『10월 혁명기념일은 우리사회에서 가장 명예스러운 날일뿐 아니라 우리역사와 당시의 영웅들을 기리는 날』이라고 강조하면서 『반정부시위등으로 충돌이나 혼란이 야기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국민들의 자제를 호소하기까지 했다.
소련 정치평론가들은 이날이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권위를 시험하는 날이 될 것이며 볼셰비키혁명의 이미지도 이날을 계기로 퇴색할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또 소련건국의 아버지인 레닌도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이장훈기자>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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