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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외 파병법안 왜 폐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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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외 파병법안 왜 폐기했나

입력
1990.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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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당등 “폐안”… 중의원 통과도 어려워/부결땐 가이후 치명타 보선에도 악영향/국민 반대여론이 결정적 요인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말썽많은 유엔평화협력법(안)의 「중의원 통과­참의원 폐기」로 되어 있는 당초 전략에서 완전 후퇴한 것은 한마디로 역부족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것은 타협의 여지를 남겨 두었던 공명당이 중의원 단계에서의 폐안으로 당론을 바꾼데다 지금까지 자민당쪽에 협조할 것으로 여겨졌던 민사당마저도 사회 공명 공산당 연합진영에 가담할 의사를 명백히 한 탓이다.

중의원에서는 자민당이 과반수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표결이 이루어지면 가결될 수는 있지만 야당측은 법안심의를 거부하거나 예정된 일정에 이의를 제기하는등 이른바 「우보전술」로 임할 태세여서 법안표결이 성사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중동국회」의 회기는 오는 10일까지로 돼있고 회기를 연장할 수도 없는 형편이어서 정부ㆍ여당 수뇌진은 『폐안이 돼도 어쩔 수 없다』고 단념하고 있는 상태이다.

정부ㆍ여당이 이 법안의 중의원 통과에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은 「양원 부결」의 꼴이 되면 가이후(해부준수) 내각은 물론 자민당 지도부의 책임문제를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중의원만이라도 통과시키고 수적으로 중과부적인 참의원에서 좌절된다면 참의원의 여야 역전에 직접 책임이 없는 가이후 총리의 인책은 면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에서이다.

그러나 이와 관계없이 당내외에서는 벌써부터 인책론이 무성하다. 상대적으로 당내에서 입장이 어려워진 가네마루(금환신) 전 부총리의 영향력이 퇴색하고 다케시타(죽하등) 전 총리가 부상할 것이며,거의 전권을 휘둘러온 오자와(소택일랑) 간사장도 물러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쑥덕공론이 무성하다. 정부ㆍ여당이 참의원 통과를 단념하게 된 배경에는 참의원의 여소야대 세력분포 말고도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무리하게 밀어붙이다가 부결이 됐을 경우의 내각 총사퇴 국회해산 같은 정치적 위기가 오지말라는 법이 없다. 그리고 오는 4일로 박두한 참의원 아이치(애지)현 보궐선거에서는 물론 불원간 있을 니가타(신사)현 보선에서 자민당 후보에게 결정적인 악영향이 미치게 된다.

실제로 자민당 후보의 낙승이 예상되던 아이치현 보선에서는 「파병반대」를 앞세운 사회당 후보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져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 참의원 1석이 절실한 형국에서 2석을 놓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큰 손실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내년봄으로 예정된 통일지방선거에서 「어거지 파병」이 야당의 주무기로 등장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자위대 파병 불가론도 앞으로 있을 일련의 선거를 의식한 포석이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또 한가지 결정적인 요인은 국민적인 반대여론이다. 자위대 파병 시비가 처음 시작됐을 무렵 일본의 언론기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파병반대 의견은 50% 선이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반대의견이 높아져 지난 10월27ㆍ28일 양일간 교도(공동)통신이 전국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66.8%가 자위대 파병을 반대했고 법안자체에 대한 반대의견도 50%나 됐다.

자민당 의원들의 반대의견도 대단하다. 1일 아사히(조일)신문이 발표한 여야 의원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자민당 의원의 11.1%가 법안자체를 반대했는데,특히 차기총리 후보로 꼽히는 아베(안배진태랑) 미야자와(궁택희일)파 의원들은 20.5%,16.3%가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여당까지도 적전 분열을 일으킨 마당에 중의원 통과도 낙관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정부ㆍ여당 지도부의 마음을 고쳐먹게 한 것이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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