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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매집설」 뜬소문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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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 매집설」 뜬소문 아니었다

입력
1990.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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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묵인없인 불가능… 철저 조사해야기업체사장 투자상담사 큰손등이 개입된 이번 주가조작 사건은 증시에 끊임없이 나돌고 있는 「큰손들의 주식매집설」이 근거없는 소문이 아님을 확인시켜주면서 증시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건설주 매집설,8월에는 현대그룹 관련주 매집설이 나돈데 이어 최근에는 금융주 매집설이 꼬리를 물고 있는등 큰손들의 주식매집설은 확인이 되지 않을 뿐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직원들에 따르면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금이 적지않게 증시로 유입되고 있지만 이번 사건에서 나타나듯 여러 계좌로 나눠 들어와 좀처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건이 그야말로 「재수 없게 걸린」경우일 뿐이며 증권당국이 아직 파악하지 못한 주가 조작행위는 적지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지난해말 경일화학이 무상증자 공시 번복통보를 하자 조사를 시작한 증권감독원이 우연히 집중매집사실을 알게되면서 그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물론 이들이 18개 점포에 1백92개의 계좌를 개설하고 명의를 빌린 친인척만도 30명에 달하는등 규모가 방대했지만 감독원은 1년에 가까운 조사에도 불구,정확한 진상을 밝히지 못하고 결국 검찰에 넘겨 「나는 큰손,기는 감독관청」이라는 증권가의 유행어를 사실로 입증했다.

감독원은 사법권이 없기때문에 이번 사건에 직간접으로 관련된 36명중 조사요구에 응한 경우는 9명에 불과,전모를 밝힐 수 없었다고 하지만 증시침체등을 이유로 평소의 감독업무를 소홀히한 결과라는 비난은 면할 수 없다.

특히 양회성씨가 약정고를 올려주는 조건으로 송순덕씨가 일부 증권사 점포의 상주투자상담사로 일하도록 하면서 이같은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감독원은 해당증권사 또는 직원들과의 관련여부에 대해서는 조사를 소홀히한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증권사 직원의 묵인 또는 동조없이 이같이 엄청난 규모의 주가조작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할 정도이다.

이와 함께 1인당 대출한도가 3천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상호신용금고들이 이들에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자금을 대출,대출과 관련된 금융비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한편 이들의 주가조작으로 인해 도신산업의 주가가 지난해말부터 지난 4월까지 40%가까이 오르는등 「반짝」오름세를 보였는데 이후 멋모르고 뒤따라 매수에 나선 선의의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지난해 4월이후 이들의 예상밖으로 증시가 계속 침체,큰 이익을 보지는 못했으나 활황장세 였더라면 이들이 얼마나 큰 부당이득을 챙겼을 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 일이다.

증권가에서는 감독원이 항간에 나도는 각종 주가조작설에 대해 「그냥 떠도는 소문」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추적을 해야하는 것은 물론 이들의 창구가 된 증권사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이같은 주가조작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유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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