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의 건강유해론이 이미 오래전에 정론으로 굳어졌다. 40대 이후의 중년남자 애연가들은 의사들로부터 단연권고를 수차례씩 듣지 않은 경우가 없고 담배갑에 인쇄된 흡연경고문구도 갈수록 표현이 강해지고 있다. 중년의 애연가들이 만나면 『아직도 담배를 끊지 않았느냐』는 진반농반의 인사를 주고 받을 만큼 금연인구가 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담배소비량이 급격히 줄어야 마땅한데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이 담배소비량이다. 중년남자의 흡연인구가 주는 대신 여성과 청소년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각국의 담배회사들은 「죽음의 연기를 파는 상인」이란 비난을 감수하면서 갈수록 강화되는 금연캠페인의 장벽을 뚫고 여성과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사활을 건 판촉작전을 벌이고 있다. ◆홍보와 판촉에 총력전을 벌여야 하는 세계의 담배회사들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황금시장이 바로 소련이다. 지난 여름엔 담배의 품귀로 모스크바를 비롯한 중요도시에서 군중난동까지 벌어진 소련서는 물건이 없어서 담배를 팔지 못하지 홍보니 판촉이니 하는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미제 말보로 담배 한갑의 암시세가 최고로 미화 32달러까지 치솟았던 지난 여름의 담배소동은 외제담배를 긴급수입하고 리즈코프 총리가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소비자의 자제를 호소함으로써 가까스로 수습되었지만 연간 4천5백억개비인 소련의 담배생산량이 흡연인구 7천만명의 소비량에 턱없이 모자라고 외환부족으로 외제담배의 수입을 억제하여야 하기 때문에 품귀현상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담배인삼공사는 소련과 국산담배 88과 솔 1억개비의 수출계약을 맺고 11월중 선적을 마칠 예정이며 해마다 1억개비 이상을 소련에 수출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산담배는 현재 유고ㆍ불가리아ㆍ사우디ㆍ중국을 비롯하여 8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9월까지의 수출액은 1백34만4천달러에 이르는데 대소 수출로 2백만달러를 넘어 서게 되었다. 한소 수교를 계기로 시작된 담배수출은 첫해부터 담배수출량의 40%를 넘고 있지만 88과 솔담배가 소련 애연가들에게 얼마나 환영을 받을 것인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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