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춘추사 번역 출간… 20일만에 28만부 팔려/“92년 대선 전후 혼란 틈타 김정일이 남침” 묘사북한주석 김일성부자의 권력세습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두번째의 남북전쟁이 일어난다는 내용의 소설이 일본에서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행돼 지금까지 1백70만부가 팔린 「침공작전 레드 피닉스」란 이 소설은 지난 10월10일 문예춘추사에서 번역 출판돼 20일 동안에 28만여부나 팔렸다. 미 해군 정보장교출신인 래리ㆍ본드(Rarry Bond)란 작가가 쓴 이 가상전쟁소설은 한국에서도 번역돼 3만여부가 팔렸다고 하는데,미국과 한국에서보다 일본에서 더욱 인기가 높은 것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문제가 제기된 이후 북한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소설의 내용은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일이 권력기반을 다지기 위해 전쟁을 도발,현대병기들이 동원된 국지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휴전선에서 발견된 땅굴사건을 첫머리에 상세히 묘사한뒤 92년 대통령선거를 전후한 한국의 정치,사회적 혼란을 틈타 북한의 조종을 받아온 한국 내무부 고위관리의 명령으로 경찰이 데모대에 발포,혼란을 극도로 확산시킨뒤 전면남침을 감행한다는 것이 설득력있게 묘사돼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으로 소설적인 흥미 외에도 실제 상황이 가능하기에 감명있게 읽었다는 측과,흥미는 있지만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 사람들로 나뉘어지고 있다.
미국의 정찰위성이 서반구쪽에 위치한 12시간을 틈타 북한이 휴전선에 병력을 집결시켰다가 기습공격을 감행한다는 소설 내용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때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 소설에서는 한미 무역마찰로 인해 미국의 대 한국경제 제재조치가 예상되고 한국 군부의 쿠데타 가능성이 남침의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는데 그러한 관찰은 매우 날카롭다. 한국경제는 대미 수출의존도가 높은데도 반미감정이 갈수록 높아져가고 있지 않은가』라는 지적도 전쟁가능을 점치는 독자의 주장이다.
반면에 『북한이 단독남침할 경제력도 없고 소련과 중국도 뒤를 돌보아 주지 않는다.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본격화한 이후로는 군사적 유대가 느슨해졌다』
『소련은 작년 가을 북한에 대한 군사원조를 대폭 삭감했고 경제원조도 중단했다. 중국도 윤활유수출을 중지해 북한은 탱크도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연료절약의 압박이 심해 조종사들의 훈련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정도인데 남침을 할 수 있겠는가』 등은 전쟁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독자들의 주장이다.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북한의 호전성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한 독자가 북한을 호락호락하게 여겨 그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겠다고 약속한 가네마루(금환신) 전 부총리에게 꼭 읽어보도록 권하고 싶다고 한 말.
주간문춘은 이 독자의 코멘트를 근거로 이 소설을 소개한 기사의 제목을 「가네마루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고 달았다.
한편 작가 본드씨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북한에 납치당했던 신상옥 최은희씨도 직접 만나 취재했다고 밝히고,김정일 독재체제가 실현될 경우의 한반도위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 소설을 썼다는 동기를 말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보도했다.<동경=문창재특파원>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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