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검찰관 전 보인사가 11월5일자로 단행된 31일 서초동 서울지검 부장검사들은 대부분 침울한 표정이었다. 올해안엔 이동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갑작스레 인사가 결정된 탓도 있겠지만,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특정학맥출신의 늑세에 비해 자신들의 새 보직은 서울지검 부장검사라는 경력에 걸맞지 않는 「초라한 자리」라는 점이 자존심을 상하게 한 것이다.『인사대상자 1백70명중 만족한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들리는가하면 『이번 인사는 특정고출신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한 검사는 『모든 인사에는 불만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발령내용을 살펴보면 괜한 트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고급공무원의 비리와 경제부조리사건을 주로 인지수사하는 특수부,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하는 형사부,학생시위나 노사분규 등을 전담하는 공안부,조직폭력배전담의 강력부 등 4대 핵심부서의 수석부장검사가 모두 같은 학맥출신이다.
대검쪽도 마찬가지여서 중수부의 수석과장과 전국 공안업무를 총괄하는 공안 기획담당관 등 핵심부서의 특정고출신 진출이 이번 인사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검찰내에서 수적으로 가장 많은 경북고서울대법대 출신이 상대적으로 요직을 많이 차지하는 것은 당연 할 수도 있으며 끈끈한 선후배간의 연대의식과 특유의 결집력으로 뭉쳐 일사불란하게 일을 추진해나가는 뚝심이 그들의 강점인 것도 잘 알려져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계기로 그들을 「광어」로 지칭하고 부산 및 경남지역 출신인사를 「도다리」로 분류하는가 하면 이도저도 아닌 검사들은 자신을 「잡어」라고 비하하는 자조적 농담까지 떠도는 것은 그만큼 피해의식이 컸음을 말해주고 있다.
한 검사는 『공익을 대표한다는 검찰이 말로는 지역감정해소를 부르짖으면서 특정지역에 편중된 인사를 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한탄하고 있었다.<이창민기자>이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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