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기 대체시기… 수요 폭발/보잉 777기 판매기폭… 유럽세 에어버스 가세세계 주요 항공기제작회사들이 신기종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보잉사가 최신형여객기 777기의 대형판매계약을 따냄에 따라 대형항공사 사이의 「하늘 쟁탈전」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특히 보잉사의 이같은 독주에 미국의 맥도널 더글러스사는 물론 유럽세를 대표하는 에어버스사까지 견제에 나서 대륙간 대항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쟁이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격화되고 있는 것은 항공수요가 국제화 추세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다 70년대 취역한 여객기의 경제수명이 다함에 따라 90년대 상반기중 민간항공기의 신규수요가 급팽창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
이와 함께 일본이 현존하는 최신예 전투기의 최대속도보다 2배가량이나 빠른 마하 5의 초음속 여객기 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서두르고 있어 미래형 항공기 개발계획도 덩달아 활기를 띠고 있다.
보잉사는 지난 15일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사와 2백20억달러에 달하는 매머드급 계약을 맺었다. 특히 인도예정인 1백28대의 보잉제트기중 777기가 68대나 포함돼 있어 경쟁사들을 바싹 긴장시키고 있다.
777기는 767기에 이은 점보시리즈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기능면에서는 가히 파격적으로 진보된 기종이다.
첫째로 수직이착륙 전투기에서나 볼 수 있었던 「접는 날개」를 채택했다. 크기는 747 점보급이지만 날개의 폭을 대폭 줄여 DC10기에나 맞도록 설치된 군소공항의 게이트에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또한 장거리용 제트여객기에 엔진을 4개 부착하는 관행을 깨고 2대의 고성능 엔진을 사용했다.
보잉사는 777기를 95년부터 출고할 예정인데 종류는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사와 계약을 맺은 기종으로 3백60명에서 3백90명의 승객을 싣고 4천8백마일을 논스톱으로 날 수 있다. 다른 종류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로스앤젤레스에 이르는 7천8백마일을 한번에 갈 수 있는 기종으로 좌석수는 2백90석.
현재 세계민항기 시장에서 보잉사가 공급물량의 54%를 차지해 시장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에어버스사와 맥도널 더글러스사가 각각 22%,18%씩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항공기 시장 규모는 4백50억달러. 즉 우리돈으로 30조원에 이른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들 빅3의 매출액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절대적인 위치에도 불구하고 3대메이커가 혈전을 벌이는 이유는 20년내에 신규수요가 그 어느때보다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 즉 DC10기와 록히드사의 L1011기등 노후기종의 대체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오는 2005년까지 6천2백60억달러로 추산되는 기존의 항공기 물량중 60∼70%가 물갈이를 한다는 것.
영ㆍ불ㆍ독 등 유럽5개국 합작회사인 에어버스사는 94년 취항을 목표로 2백40∼3백대 규모의 장거리여객기 A330,A340을 개발중이며 맥도널 더글러스사도 MD 11기를 개발,수주에 들어간 상태.
에어버스사는 자사의 신기종이 컴퓨터시스템을 채택,조정하기 쉬울뿐만 아니라 유럽제국의 항공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주주국가들이 앞장서서 보호해주어야 한다며 미ㆍEC 대결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또 더글러스사는 MD 11기의 운항경비 절감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DC10기의 후임자로 키우겠다는 계획.
이들 양사는 777기가 빨라야 95년에 출고된다는 점을 활용,A330,340 및 MD 11기에 대한 수주작전을 전개한 결과 3백30억달러의 계약을 이미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757,767기의 시장공략에 연거푸 고배를 마셨던 보잉사는 777기가 후발양대 메이커의 추격에 쐐기를 박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보잉사는 737과 747∼400기가 여전히 노다지기종 노릇을 해준 덕에 올해 순이익이 1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오는 91년부터는 그동안 사실상 포기 상태였던 초음속 여객기개발에 1백억달러를 투입키로 했다. 차세대 여객기개발과 관련,단연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통산성은 앞으로 대륙간 장거리 항공수송이 증가할 것에 대비,21세기초에 3백석 규모의 마하 2.5급 SST와 마하 5급 HST를 시판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89년부터 착수했다.
또한 이 계획의 최대 관건인 고성능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삼릉중공업등 엔진제조업체들이 「초음속수송기용 추진시스템 기술연구조합」을 결성,오는 96년까지 2백80조엔을 투입키로 했다.
그러나 12시간 걸리던 동경뉴욕간 항로를 3시간에 주파하겠다는 이 계획은 아직 마하 2급의 콩코드기가 겪었던 경제성 및 환경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는 미지수인 상태이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