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하오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 사립사범대 학장회의는 사뭇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목소리를 높이는 몇몇 학장들의 얼굴에는 비장한 결의마저 감도는 듯했다.
이날 낮 서울 도심에서 20여개 국립사대생 3천여 명이 차도를 점거,집단농성한 뒤라 사대학장회의는 마치 전략회의와도 같았다.
27명의 학장들은 한결같이 그동안 사립사대가 위헌적 법률에 의해 철저하게 희생당해온 사실을 되새기고 문교부와 민자당이 입법을 추진중인 국립사대 출신의 한시적 구제방안을 성토했다.
이들은 위헌결정에도 불구하고 구체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은 「집단적 이기주의의 폭력」이라고까지 규탄했다.
뾰족한 대책도 없이 성토와 촉구로 일관한 이날 회의를 지켜보는 기자의 마음은 착잡했다.
이같은 심정은 지난 11일 문교부에서 열린 국립사대 학장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양측 교수 모두는 무엇인가에 쫓기는 모습이었다. 사립사대학장들은 국립측의 교수와 학생들이 공개전형 조기실시에 반대,연일 시위농성하고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것을 의식하고 있었다.
「우리라고 더이상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이날 모인 대다수 학장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회의시작 전 『힘과 목소리가 민주주의냐』면서 국립의 주장에 끌려가는 정부를 비판했던 한 학장은 사학의 이익과 학생의 생존권을 큰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었다.
지난번 국립사대학장들이 거리에 나선 국립학생들과 같은 주장을 폈듯이 사립의 학장들도 사립학생과 같은 논리를 폈다.
대부분 교육학 박사인 학장들이 모인 양쪽의 학장회의에서는 『어떠한 임용제도와 방식이 옳고 그른가』라는 토론과 논쟁은 없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권리와 이익뿐이었다.
문교부 교직국장이 사립사대 학장회의에 참석,『이제까지도 참아 왔는데 3년만 더 참아달라』고 사정하고 자리를 뜨자 『이제 학생들에게 쫓겨나게 됐구먼』하고 어느 학장이 독백처럼 말했다. 학장들은 학생들에게 쫓기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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