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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파키스탄 총선 참패/최종집계/이슬람 민주연맹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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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파키스탄 총선 참패/최종집계/이슬람 민주연맹 압승

입력
1990.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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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주장… 결과에 불복할 듯【이슬라마바드ㆍ카라치 AFP APㆍDPA=연합】 24일 실시된 파키스탄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지난 8월 축출된 베나지르ㆍ부토 전총리의 파키스탄 인민당(PPP)이 참패했으나 부토 전총리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굴람ㆍ이샤크ㆍ칸 대통령 정부가 선거 부정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2백14석의 의석을 놓고 선거가 치러졌는데 최종 개표결과 우익 이슬람 민주연맹(IDA)이 과반수에 4석이 모자라는 1백5석,부토가 이끄는 좌파 PPP와 그 제휴세력은 45석,나머지는 군소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에게 돌아가 IDA가 과반수의 의석을 확보,새 정부를 구성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부토 총리와 함께 신드주에서 출마한 그녀의 어머니 누스라트ㆍ부토도 당선됐으며 부패혐의로 투옥중인 남편 아시프ㆍ안리ㆍ자르다리도 옥중 당선돼 부토 일가의 새로운 구성원들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부토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사기』라고 주장하고 『선거 부정이 이루어진 방식에 대해 분노하고 충격을 받았다. 칸 대통령은 선거를 노골적으로 우롱했다』고 주장하며 조만간 PPP 지도자들과 협의,대응책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관계자들은 1백15의석이 몰려있는 펀자브주에서 IDA가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IDA의 강력한 차기총리 후보인 나와즈ㆍ샤리프는 펀자브주에서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으며 무스타파ㆍ자토이 임시정부 총리도 신드주에서 무난히 당선됐다.

◎예상밖 패배로 정치생명 큰 타격(해설)/IDA서 부토 집중공략… 동정론 무마 주효/“정쟁에 염증느낀 국민들 안정선택” 분석도

24일 실시된 파키스탄 총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베나지르ㆍ부토 전총리에 반대하는 이슬람민주동맹(IDA)이 압승을 거둠으로써 부토의 재기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최종 개표결과에 의하면 IDA측은 하원의석(2백17석)의 과반수인 1백9석에서 4석이 모자라는 대승을 거둔 반면 부토가 이끄는 파키스탄 인민당(PPP)과 3개 군소정당 연합의 인민민주동맹(PDA)측은 50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참패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88년 총선에서 부토가 총재로 있던 PPP가 단독으로 93석을 차지했던 사실과 비교할 때 부토의 정치생명에 일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번 총선은 집권 20개월만인 지난 8월 총리직에서 강제 해임된 부토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토는 2개지역 이상에서 동시 출마할 수 있는 선거법에 따라 북부 페샤와르와 그녀의 고향인 신드주에서 출마,고향에서 당선되기는 했으나 페샤와르에서는 큰 표차로 낙선하는 수모를 당했다.

선거 직전에 실시됐던 여론조사는 부토의 PDA측이 과반수 의석은 못얻는다해도 제1당으로 부상하거나 적어도 백중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고 부토 진영도 1백석 이상을 장담했으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결국 부토는 개표 수시간만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를 대규모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새 정부가 1년이상 지탱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러나 부토는 부정선거의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으며 국제선거 감시단도 부토의 부정선거 주장에 논평을 하지 않고 있어 선거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IDA측은 당분간 부토진영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칠지라도 무난히 새연립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이샤크ㆍ칸대통령과 군부의 지지를 받는 IDA는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부토진영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높다.

부토진영은 4개주중 가장 의석이 많은 펀자브주에서 결정적으로 참패했으며 그녀의 최대 정치기반인 신드주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같은 총선결과를 부토를 집중 공략한 칸대통령ㆍ군부ㆍ야당의 연합작전이 성공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부토와 그녀의 남편인 자드라이를 권력남용등의 혐의로 기소 또는 체포함으로써 부토가 선거유세에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게 했다.

특히 IDA측은 선거직전 부토가 인도에 파키스탄을 공격하도록 부탁했다는 편지를 폭로하고 미국이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차관제공을 중단한 책임을 부토에게 덮어씌움으로써 그녀에 대한 동정적 여론을 어느 정도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정치공세는 비록 사실여부가 회의시되고는 있으나 부토정권 탄생 이후 계속된 정치적 혼란에 염증을 느끼고 무엇보다 정치안정을 갈망하는 국민들에게는 매우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볼 때 부토는 이번 총선결과를 정면 부인하고 있으나 결국 제1야당으로 IDA의 내분을 기대하거나 차기총선에 대비하는 현실적 선택을 할 것 같다.

현재 파키스탄 새 정부의 총리직에는 IDA 지도자인 나와즈ㆍ샤리프 전펀자브주 총리가 가장 유력시 되고 있다. 샤리프는 현 임시정부 총리인 자토이와 부토직전에 총리를 지낸 주네조등과 총리직을 경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두사람은 정치적 비중에 있어 샤리프의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이번 총선의 또다른 관심거리는 부토 이전에 9년간 파키스탄을 철권통치했던 지아ㆍ울ㆍ하크 전대통령의 장남인 이자즈ㆍ울ㆍ하크(37)가 정계에 등장한 것이다.

IDA 후보로 펀자브주 2개구에서 출마한 이자즈는 압도적 표차로 당선돼 향후 그의 정치위상이 관심을 끌고 있다. 부토는 총선에서 패배하기는 했으나 이것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어 그녀의 미약한 정치력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부토에게는 당장 오는 11월5일부터 시작될 재판이란 정치적 역경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유죄판결이 내려지면 7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되기 때문이다.<배정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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