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국의 독립정신을 목숨 바쳐 깨우쳐준 안중근 의사의 의거 81주년 기념일이다. 안 의사가 1909년 10월26일 만주의 하얼빈 역두에서 한국 침략의 원흉 이토ㆍ히로부미(이등박문)를 육혈포로 쏘아 넘어뜨리고 러시아 관헌에게 체포되면서 한 첫마디 말은 『이등이 죽었는가』였다. 그리고 나서 코레아 후라(대한만세)를 몇번이고 외쳤다. ◆19세기말 열강의 극동을 둘러싼 각축에서 승자가 된 일본은 한반도에 대한 병탄의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때 좌절과 비분으로 탄식하는 사람은 많았으나 목숨 바쳐 저항하는 애국자는 흔치 않았다. 행동하는 애국지사 안중근 의사는 일본의 추밀원 의장인 이등박문을 저격,일본사람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북녘 기러기 소리에 잠을 깨니/홀로 달 밝은 누대 위에 있다./언제고,고국을 생각하지 않으랴./삼천리가 또 아름답구나』 안 의사가 여순감옥에서 사형집행일만 기다리면서 지은 시다.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도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는 애국자의 너무도 늠름한 마음가짐이 우리의 가슴을 때린다. 어느 서정시인이 이처럼 아름답고,생명이 약동하는 시를 쓸 수 있을까. ◆비록 일본 교과서에선 안 의사를 「암살자」로 가르치고 있지만 여순형무소에서 보인 고매한 인격과 애국심에 감동,숭배하는 일본인이 많다. 안 의사가 수감됐던 여순형무소 소장 구리하라(율원)씨 집안은 안 의사의 사당까지 지어놓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일본의 아시아대학의 나카노(중야태웅) 교수는 『쏜 자보다,동양평화를 해친 죽은 자(이등박문)가 더 죄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국의 대정치가인 원세개도 안 의사의 사형집행 소식을 듣고 『생무백세사천추』(살아서는 백 살밖에 못살지만 죽어서는 천년을 사네)라는 조시를 바쳤다. 이렇듯 우리는 광복을 이룩하기까지에는 많은 선열들의 처절한 항일독립투쟁과 「자기희생」이 뒤따랐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정치가 어지럽고 답답할수록 정말로 애국하던 선열들을 생각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