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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등락 따라 각국 희비/페만 「예측불허 유가」… 유엔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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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등락 따라 각국 희비/페만 「예측불허 유가」… 유엔보고서

입력
199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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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계ㆍ동구 2백억불 부담/세계경제 침체 가속… 빈국 “부 나누자” 요구도/영ㆍ소 등 산유국 앉아서 횡재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따른 페르시아만 사태의 앞날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듯이 유가 또한 「전망불가」의 상태를 계속하고 있다.

세계유가는 요며칠 사이만 해도 사우디 국방장관의 대 이라크유화 발언으로 배럴당 5달러 이상 크게 떨어졌다가 다음날 부시 미 대통령의 타협불가 재천명으로 다시 2달러 가까이 오르는등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걸음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이번 페만사태로 고유가시대에 들어섰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이러한 유가 움직임은 세계를 크게 3등분하고 있다.

즉 고유가로 「웃는 나라」와 「울 수 밖에 없는 나라」 그리고 「몰래 숨어서 미소 짓는 나라」 등이다.

지난 23일 유엔이 발표한 고유가사태에 대한 보고서는 이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 산하 국제경제사회국이 발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페만사태로 인한 고유가로 비산유 제3세계 국가들과 동구국가들이 가장큰 피해를 본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과 비OPEC 개도산유국들은 「뜻밖의 횡재」를 했다.

또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을 강력 비난하고있는 영국과 소련ㆍ캐나다ㆍ노르웨이등 비OPEC 선진산유국들도 큰이익을 본것으로 나타나 이들 국가들도 「돌아서서 웃고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비산유 제3세계 국가들과 동구권의 예상치못했던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앞으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에 머물경우 제3세계 국가들이 올해 추가로 부담해야될 규모는 1백50억달러나 되며 동구국가등은 59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서는 추산했다.

경제사회이사국의 라페우딘ㆍ아메드 사무차장은 『유가급등은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어둡게 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제3세계 및 동구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유가가 내년에도 배럴당 30∼40달러선에서 지속된다면 석유수입 개도국들은 89년의 3백억달러를 휠씬 초과하는 4백50억∼6백억달러를 기름값으로 지불해야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추가부담은 『대부분의 나라에 있어서 견디기 힘든 수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는 비산유 제3세계 국가들중에서도 사하라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이다.

이 지역의 석유소비는 30% 정도가 감소,석유관련제품에 70% 정도를 의존하고 있는 이 지역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가급등은 주유소와 공장,탄광 등을 폐쇄시키고 이는 경제성장을 낮추어 결국 국민생활 수준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동구도 그동안 소련이 제공하는 값싼 석유에 크게 의존해 왔으나 이것이 최근 시장가격 기준으로 바뀐데다 유가급등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태다.

반면 이번 사태로 「앉아서 떼돈을 버는 국가」들도 많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대표적인 국가들은 OPEC 회원국으로 쿠웨이트와 이라크를 제외한 11개국은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일 경우 추가로 8백80억달러를 거두어 들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란만도 추가이익이 98억달러 정도다.

비OPEC 개도산유국들도 1백46억달러의 예상외 수입을 올릴 것으로 이 보고서는 밝혔다.

앙골라 콜롬비아 중국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이 이에 속한다.

이에 따라 가난한 비산유 제3세계 국가들은 유가급등으로 인해 급격히 증가한 부를 어느 정도 나누자고 희망하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다.

알제리 나이지리아 멕시코 등 일부 산유국들은 오히려 제3세계국가 등이 OPEC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쿠웨이트 망명정부와 이집트는 유엔총회에 부유한 국가들이 부를 나누어 가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부시 미 대통령도 최근 세계은행을 통해 동구에 5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동구의 현 상황은 아주 긴박한 편이다.

폴란드는 이번 페만사태로 24억달러,체코는 11억달러,루마니아는 10억달러를 더 부담하게 됐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번 유엔의 보고서도 불가리아가 12억달러,체코 11억달러,헝가리 6억1천4백만달러,폴란드 12억달러,루마니아 5억4천7백만달러,구 동독이 12억달러를 각각 추가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도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일 경우 2백20억달러를 추가부담해야 될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폭등은 각국별로 희비를 엇갈리게 하고 있지만 세계경제를 전반적으로 침체시킨다는 점에서 횡재국들이 「전쟁 프리미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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