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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갈등」 일단 봉합수술/민자 핵심부 청와대회동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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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갈등」 일단 봉합수술/민자 핵심부 청와대회동 결과

입력
199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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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치중→연초공론화」로 무마/절차상 이견심해 폭발성 상존/대야 지자제협상 강경도 개헌관련 당내기류 반영노태우 대통령과 민자당 세 최고위원 등 여권핵심부 4인의 24일 청와대회동은 정국운용의 기초를 재구축하고,한계수위에 육박한 당내갈등 진화에 새 기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날 4인이 여야협상 및 정국의 핵심현안인 내각제ㆍ지자제문제에 대해 다시 확인한 입장들은 기존 당론의 연장선상에서 같은 어법들을 구사하고 있으나,여야협상이 막바지 미궁 속을 헤매고 있는 데다,이에 대한 당내 비판이 함께 얽혀들어 있는 상황이 크게 반영돼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민자당이 그간 벌여온 대야협상은 「지자제와 내각제의 분리」라는 기조 아래 야당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결과로 나타나 있으나 내각제쪽에 하중을 실은 연계협상을 포기한 채 일방양보로 일관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게 사실.

특히 내각제와 관련,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민주계에 대해 의심의 시선을 멈추지 않았던 민정ㆍ공화계측은 이같은 협상추이가 김 대표와 김대중 평민 총재의 단독요담 후 급속진전됐다는 대목에 심각한 「위기감」을 느껴온 형편.

지난 의총의 파문이 보여주듯 내각제를 둘러싸고 상존해오던 당내 긴장감은 두 김씨에 의해 「주도」되는 정국복원이 방치될 경우,궁극적으로 「내각제의 소멸」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경계심으로 비등점에 도달해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청와대 4인회동 직후 열렸던 민지당 당무회의가 『연내 내각제의 공론화는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김 대표의 기존논리가 되풀이됐음에도 불구하고 평온을 유지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한 계파간 시각조정이 새롭게 이루어진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민생ㆍ경제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는 전제를 달면서 『노 대통령이 이로 인해 다시는 문제를 야기시키지 말아 달라고 특별히 당부했다』고 밝혔으나 「연내공론화 불가」라는 기존당론은 오히려 「내년부터 공론화」라는 역설적 의미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한 느낌이다.

이날 청와대를 다녀온 박태준 최고위원이 『내각제는 이제 시행여부의 문제라기보다는 시기의 문재』라는 여유있는 표정을 지은 것이나,김종필 최고위원이 자파의원들에게 『이제 동요될 필요가 없다』고 청와대회동 결과를 설명한 장면들은 불안한 잠복상태로 지속돼오던 내각제문제가 시간이 되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암시해주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김 대표의 측근인 황병태 의원은 이미 『내각제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김 대표의 부산발언은 여론검증을 위한 공론화의 필요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민주계도 나름대로의 내각제 개헌문제를 일단락지으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내각제에 대한 이같은 새 국면은 그동안 「야당과 국민의 반대」라는 현실정황에 밀려오던 합당 당시의 「합의」가 다시 거론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말해준다.

또한 이 합의가 내년 들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가시화의 수순을 밟게된다는 점에 대한 「이의해소」의 다짐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내년 공론화」의 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는 여전한 시각차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어 추진속도는 아직 점칠 수 없는 상황. 민주계측이 당론화 여부의 선행조건으로 국민검증을 거치자는 입장인 반면,민정ㆍ공화계측은 보다 진전된 대국민 설득ㆍ홍보의 가속화를 기할 개헌 내용제시를 주장하고 있어 계파갈등의 속성상 또다른 홍역을 치를 가능성도 높다.

이렇게 보면 이날의 청와대회동은 미봉을 통한 문제의 잠복이라는 기존양상을 되풀이한 것으로도 비쳐질 수 있으나,민주계 역시 내각제에 관한 한 계속된 의도적 회피로 일관할 수 없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청와대회동이 지자세 협상의 마지막 쟁점인 기초자치단체선거에 대해 정당공천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내각제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자세의 정비와 맥을 같이하는 당내 기류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평민당의 등원유도를 위해 이에 대한 절충의 선이 한때 논의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협상일변도의 대야관계에 대한 드높은 내부 불만의 소리는 타협의 진전에 냉기류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

따라서 기초자치단체의 정당참여에 대한 평민측의 집착을 잘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민자당의 마지노선 역시 완강하며 남은 정기국회의 단독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평민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자당의 단독 국회운영 구상은 비단 이번 정기국회에서 뿐 아니라,내년 들어 추진될 내각제의 공론화작업에 맞물려 평민의 선택에 압력요인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깔고 있는 것이어서 여야협상의 양상이 새롭게 주목되고 있다.<조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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