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진통끝에 표결 처리/지난해 비해 값인상률ㆍ양 축소양곡유통위원회가 23일 제시한 올 추곡수매가 인상률 및 수매물량은 지난해 건의안에 비해 인상률ㆍ물량이 모두 축소된 수치이다.
수매가인상률의 경우 일반벼는 작년건의안 13%보다 2.5%,통일벼는 11%보다 5.5% 하향됐으며,수매물량도 지난해 8백50만∼9백50만섬(통일벼 5백50만섬ㆍ일반벼 3백만∼4백만섬)보다 1백만∼2백만섬 가량 줄었다.
양곡유통위원회의 이날 건의안은 올 추곡수매문제에 있어서 긴축론을 펴온 물가예산당국(경제기획원)의 주장과 농촌현실론을 앞세운 농림수산부 및 농민생산자단체(농협중앙회)의 중간선이다.
경제기획원은 그동안 정부재정압박,쌀 재고누증,한자리수물가 고수등을 들어 6% 인상 6백만∼7백만섬을 강력히 주장해온 반면,농협중앙회는 17.7% 인상 농가희망전량을 요구해왔다.
한편 농림수산부는 부처간 협의과정에서 9% 9백만섬선이 적정하다는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곡유통위원회가 지난해보다 수매가 인상률 및 물량을 축소건의한 것은 전반적인 경제사정 및 정부부처의 분위기를 상당히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쌀재고누적에 따른 관리비용 및 해마다 늘어나는 양특적자로 정부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전체적인 물가수준이 지난해와는 달리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이 우루과이라운드협상 충격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농촌상황 못지않게 양곡유통위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매가 인상률 및 물량축소와 함께 이날 양곡유통위원회 건의안의 특징은 일반벼와 통일벼간의 가격격차를 대폭 확대했다는 점이다. 이는 정부에 대해 양질미 우선정책을 촉구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정부가 일반벼를 처음으로 수매한 지난해 경우 양곡유통위원회가 일반벼ㆍ통일벼 수매가격차를 2%로 책정,건의했던데 비해 올해는 5%로 늘린 것이다.
이는 88년이후 쌀의 완전자급이 이뤄진데다가 국민들의 기호가 양질미(일반벼)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완연해짐에 따라 일반벼의 생산장려 및 통일벼억제시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그동안 줄곧 양질미 장려정책을 누누이 강조해 왔고 농민들도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에 공감해온 것이 사실이다.
한편 이날 건의내용중 수매물량부문에 대해 양곡유통위원회는 최근 수년간의 정부수매량과 민간재고 및 수급동향 등을 감안해 가장 이상적인 수치를 산출해낸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즉 지난 88년,89년에는 정부수매량이 너무 적거나(88년 6백70여만섬) 너무 많아(89년 1천1백여만섬) 시장가격 및 수급이 불안정했던 점을 감안하면 민간재고량이 3천1백만∼3천2백만섬이 될때 수급이 가장 안정적이고 이같은 수치에 맞추면 올 정부수매량은 7백50만섬가량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올해 양곡 유통위원회의 건의안은 유례없는 진통끝에 결정됐다. 3차례에 걸친 마라톤회의에도 불구하고 각계대표위원들간에 이견이 크게 대립돼 끝내는 표결까지 가야했다.
양곡 유통위원들간에 가장 쟁점이 됐던 부문은 수매가 인상내용중 도농간 소득격차에 따른 농가소득보상을 어느정도나 해야하느냐가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매가 인상요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90% 한계답 생산비보장을 위한 수매가인상요인(5.3%)에 대해 양곡유통위원들이 지난 20일 일찌감치 합의를 보고서도 난항을 겪어야만 했던 것이 농가소득보상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특히 생산자측과 소비자측간의 견해가 심각하게 대립됐는데 생산자측위원은 UR협상충격 농촌임금인상 농기계사용료상승등을 들어 충분한 보상을 요구한 반면 소비자측은 도시서민가계 압박 국민경제안정등을 이유로 최소한의 소득보장수준을 내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자측은 일반벼 14% 통일벼 9% 인상을 강력히 주장했고 소비자측은 10.5%(일반벼)이상은 절대안된다고 끝까지 맞서 결국 23일 전체회의에서 3가지 안을 놓고 표결을 하게됐다
3개안은 「일반벼 12% 통일벼 7%」「일반벼 11.5% 통일벼 6.5%」「일반벼 10.5% 통일벼 5.5%」이었는데 각각 5표,3표,9표가 나와 일반벼 10.5%,통일벼 5.5%안이 채택된 것이다.
이날 양곡유통위원회의 건의안은 앞으로 정부확정안,국회동의 등을 거쳐야 하지만 최소한 추곡수매정책에 있어서 결정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의 경우 양곡유통위원회가 건의한 일반벼 13%,통일벼 11% 인상안은 정부검토와 국회동의를 거쳐 일반벼 14%,통일벼 12%로 낙착됐었다. 올해도 양곡유통위원회의 건의안이 정부검토과정에서 다소 낮춰진후 국회동의과정에서 다시 인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송태권기자>송태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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