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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북한정권 “틈 보인다”/불지,김일성 정상회담 언급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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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북한정권 “틈 보인다”/불지,김일성 정상회담 언급 분석

입력
1990.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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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 수락이지만 사실상 남한 승인한 셈/경제난등 요인 독일식 통일도 머지 않은 듯북한 주석 김일성의 남북한정상회담 표명은 지난 45년간 한반도에서 다투어온 2개의 적대체제의 대결사에 전환을 기록하는 것으로 『그것은 「위대한 지도자」가 처음부터 혼자 통치해온 북한 공산주의정권의 돌이킬 수 없는 부식의 신호』라고 불 리베라시옹지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북한 위대한 지도자의 방향전환」이란 제하의 한반도정세 분석기사에서 이번 정상회담 수락은 김일성이 항상 규탄해온 교차승인을 암묵리에 인정하는 것으로서 『정상회담이 비록 원칙적 수락일지라도 김일성은 사실상 남한의 존재를 승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현재 북한경제가 와해 직전이라고 진단,『경제적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개방은 김일성 정권을 쓸어갈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리베라시옹지의 기사요지이다.

북한경제는 현재 와해 직전이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식품을 배급하고 있다. 북한은 80만톤의 곡물을 수입해야 하나 지불할 외화가 없다.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석유 4백만톤을 수입해야 한다. 원유가의 앙등은 이란서 오는 2백만톤과 중국서 오는 1백만톤에 타격을 준다.

페르시아만위기 전만 해도 소련은 국제시세의 10분의1에 불과한 가격으로 북한에 70만톤의 석유를 공급했으나 내년부터는 정가를 내야 한다고 통고했다. 또 91년부터 소련서 수입하는 모든 물품은 외화로 지불해야 한다. 대소 교역은 북한교역의 58%로 89년엔 약 1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80년말 북한의 소련에 대한 부채는 36억달러이며 총 외채는 60억달러가 넘는다.

소련의 관용을 잃은 북한은 중국의 관용도 기대할 수 없다. 지난 9월말 심양에서 중국지도자를 만난 김일성은 중국이 제공하는 연간 10억달러의 원조 연장약속을 얻지 못했다.

소련과 중공의 「수도꼭지」가 잠기는 질식의 위협을 받기 전인 작년에도 북한경제는 와해를 시작했다.

공업생산은 3.3% 하락했고 수출은 7% 감소 대외 교역은 13% 감소를 기록했다. 일본전문가들은 이러한 악화를 생산도구의 노후화와 주민들의 열정 결핍으로 설명한다. 북한의 방문자들이 지적하는 상당한 징후는 김일성이 덮은 옷자락이 찢어지기 시작함을 시사한다. 평양에서 돌아오는 외교관들은 북한의 상당수 간부들이 공공연히 경제위기를 상기시키면서 남한이 북한보다 꾸준히 발전해왔음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단언한다.

북한내 반체제의 존재는 지난 6월 루마니아 지도자 실비오ㆍ브루칸과 조총련에 의해 밝혀졌다. 반체제의 존재는 김일성의 아들이며 후계자이기도 한 김정일의 문장에서도 간접적으로 보인다. 『우리는 다른 사회주의 정권들을 실패로 이끈 외세적 이념적 이탈을 막기 위해 외부분자와 기회주의분자의 침투를 막아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북한에는 점점 더 외국방송과 남한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단파 라디오가 증가하며 외국방문객들의 진실한 얘기가 거짓선전을 허물고 있다. 김일성이 진로를 바꾼 것은 이런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다.

김일성은 지난 9월말 방북한 일본 사절단에 중국의 등소평이 중국 통일을 위해 만든 공식인 「한 국가 두 체제 두 정부」라는 한국판 변형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을 것이다. 이러한 공식이 자본주의의 남한에 의한 북한의 와해와 흡수라는 한국판의 「독일식」 통일위협을 물리칠 수 있을지는 아마도 멀지 않은 장래가 말해줄 것이다.<파리=김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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