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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재일동포선수 “고모 서울산다”/북축구대표단 서울 오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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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재일동포선수 “고모 서울산다”/북축구대표단 서울 오던날

입력
1990.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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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핏줄 실감” 선수들 포옹ㆍ눈물/남쪽냉면 권유에 “양 적지않나”▷판문점◁

○…북한대표단 일행은 예정시간보다 5분빠른 상오10시5분께 우리측 평화의 집에 도착,환영나온 우리측 인사와 덕담을 나누며 25분간 휴식.

김유순단장은 별도의 도착 성명은 발표하지 않고 곧바로 평화의 집으로 직행.

김단장은 『남쪽땅을 밟고보니 한핏줄 한조선땅임을 실감했다. 어떻게 갈라져 살겠는가. 빨리 같이 살아야겠다』며 『통일축구가 통일축제로 되기를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생중계 기술상 어려워

우리측 체육회담대표인 이학래 KOC상임위원이 『평양에서 먹은 옥류관냉면이 양도 많고 맛도 좋아 특히 인상적이었다』며 김단장과 김형진 북한NOC부위원장에게 『남측냉면도 한번 맛을보라』고 권유하자 김형진부위원장은 『우리측은 대접용이니까 양이 많겠지만 남쪽은 장사를 하다보니 양이 적지않느냐』고 농담. 이학래 KOC상임위원이 평양방문때 찍은 사진을 김단장과 김형진부위원장에게 『남측에서 가장 신용있는 사람이 이선생이구먼』이라며 반가워하는 모습.

○…북한측기자들은 김용균 체육부차관에게 『평양축구를 마치고 돌아간 남측선수들을 남측국민들이 환영해 주지않아 섭섭했다는데 왜 환영을 해주지 않았느냐』 『우리는 평양경기를 TV로 생중계하고 남측에서도 생중계할줄로 알았는데 왜 하지않았느냐』며 질문공세.

김차관은 이에대해 『TV생중계는 북측과 남측의 중계방송방식이 달라 못한것으로 알고있으며 축구단은 평양에서 돌아온 즉시 올림픽 유스호스텔에서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했다』고 설명.

북측취재단장인 김천일(노동신문)은 『왜 워커힐에 숙소를 잡았느냐. 취재하기가 어렵다』고 다소 불만을 털어놓았고 지난72년 남북적십자회담이후 18년만에 왔다는 이충국(중앙통신)은 『이번에 무비카메라 1대를 들고왔다. 서울의 모습을 많이 담아가고 싶다』고 취재욕을 과시.

○…20명으로 구성된 남자선수단은 회색 및 감청색 싱글차림으로 말쑥한 모습들이었는데 지난1차전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던 탁영빈선수는 2차전에 임하는 소감에 대해 『승부가 중요한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남북축구대결을 통해 통일에 기여하러 온것』이라고 말했으며 다른 선수들도 통일을 강조.

한선수는 또 1차전에서 한국선수단에 페널티킥을 선언한 판정과 관련,『평양텃세가 있었다. 섭섭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공을 바깥으로 차버린 남조선 골키퍼도 잘못했다』고 지적.

○…18명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의 주장은 자강도출신 임순봉(24)으로 밝혀졌으며 선수평균연령은 19세내외.

이들은 대부분 체크무늬가 있는 윗도리를 입고있었는데 색깔이 빨강ㆍ파랑색 등으로 통일돼있어 기자들이 『제복의 일종이냐』고 묻자 대뜸 『당신들은 옷을 빌려서입느냐,어떻게 옷까지 빌려입느냐』고 볼멘소리로 대답.

○…북한선수중 유일하게 조총련계 재일동포로 부모가 일본에 살고있다고 밝힌 김종성선수는 『부모고향은 충남 부여로 고모가 서울에 살고있다』고 했으나 고모이름은 모른다고 말하기도.

○“문목사석방 다행”

▷호텔◁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의 숙소도착 성명발표에 앞서 김유순 북한측 단장은 북측기자실인 아잘리아룸에서 정동성 체육부장관 김우중 축구협회장 등과 10여분환담.

정장관이 『오늘이 마침 전국체전 폐막일이라 체육관계자들이 많이 나오지 못했다』고 양해를 구하자 김단장은 『평양서 해보니 짧은 일정이지만 힘들더라. 잘부탁한다』고 화답.

○…북한선수단이 버스에서 내리자 최순호 김주성 등 우리선수들이 제일먼저 달려가 악수.

박종환감독도 북한팀의 명동찬감독을 끌어안으며 『다시만나 반갑다. 멋진경기를 하자』고 인사.

○…남북여자선수들은 호텔앞에서 만나자마자 『언니』 『동생』하고 부르며 얼싸안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너 더 예뻐졌다』는 등 활발하게 인사를 나눠 무뚝뚝하게 악수만 교환한 남자선수들과 크게 대조

○…하오3시께 경기장 답사를 위해 승용차에 오르던 김유순 북한측단장은 『문익환목사 석방소식을 아느냐』는 질문에 『이미 북한에서 보도를 통해 알고있으며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한다』고 답변. 이를 듣던 조선민주사 이문호기자는 『좀 늦은감이 있지만 문목사석방은 당연한 일』이라며 『임수경양은 언제 석방되느냐』고 반문하기도.

○…북한선수들이 컨테이너 2대에 나누어 가져온 짐속에는 「심덕샘물」이라고 적힌 종이박스가 3∼4개있어 눈길.

한 북한선수는 이 샘물을 왜 가져왔느냐는 질문에 『경기도중 마실물』이라고 답변.

○…북한선수단은 호텔 16층 뷔페식당에서 호텔측이 준비한 뷔페점심식사를 마쳤는데 대부분 밥종류로 간단한 식사만하고 다른음식은 별로 먹지않았다고 호텔종업원이 전언. 호텔측은 22일부터는 갈비찜ㆍ찌개 등 한정식으로 준비할 예정.

○…워커힐 호텔앞에는 이주일씨 등 연예인 50여명이 나와 북한선수단에게 일일이 꽃다발을 전달.

○…북한 기자 22명중에는 지난번 서울 1차 고위급회담과 북경아시안게임을 취재했던 얼굴들이 많아 우리기자들과 정답게 인사.

김유순단장의 도착성명발표때는 우리기자들이 북측기자들에게 앞자리를 양보하자 북측기자들이 김위원장의 도착성명을 우리기자들에게 나눠주기도.

○…북한기자들은 김유순단장이 성명을 발표한 기자회견장에만 잠시 나타났을뿐 2층 프레스센터옆 아잘리아룸에 마련된 북측기자실은 텅비어 북적대는 남측기자실과 대조.

○남한보도에 불만 토로

▷만찬◁

○…만찬에는 양측선수단과 축구인을 중심으로 3백여명이 참석,2시간동안 진행됐는데 김우중회장은 환영사에서 『같은 민족이 다른유니폼을 입고 꼭이겨야한다는 부담감으로 몸을 부딪치며 싸운 과거를 생각하니 이 자리가 감개무량하다. 민족의 염원을 이루는 역사의 주인공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후손에 떳떳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일을 이루자』고 강조.

김유순 북한대표단장은 『따뜻이 맞아준 서울시민과 체육관계 일꾼들에게 감사한다』며 『서울까지 오는 노정에서 비정상적인 관계가 하루빨리 해소돼야한다는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민족화합의 경기를 갖고 앞으로 유일팀구성으로 우리의 기상과 슬기를 보여줘야할것』이라고 답변했다.

○…북한기자들은 한국신문들에 보도된 남북총리회담 취재기자들의 평양방문 기사들이 『너무 사시적이고 정치적 색체가 깊다』고 항의.

이들은 집단체조를 잘했으면 잘했다고 써야지 그것을 「획일적」 「기계적」이라고 표현해서 되겠냐며 『동냥을 못할망전 쪽박은 깨지말아야할것』이라고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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