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가뇨크지 편집장 미지 기고/경제ㆍ정치 개혁진행에 세계 주시/국민도 「적」 이기고 결실맺길 희망소련의 급진개혁파 주간지인 아가뇨크(등불)지의 비탈리ㆍ코로디치 편집장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감상을 미 뉴욕타임스지(10월16일자)에 기고했다. 한국일보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아가뇨크지의 코로디치 편집장은 이 기고문에서 고르바초프는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더욱 무거운 짐을 지게 됐다고 지적하고 과감한 개혁만이 고르바초프와 소련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뉴욕타임즈에 게재된 코로디치 편집장의 기고문 전문이다.<편집자주>편집자주>
존경하는 미하일ㆍ세르게이 비치씨. 당신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오.
요즈음 당신의 삶이 결코 편치 못하다는 것을,당신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앞으로 당신의 삶이 더 쉬워지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있소.
사실 당신이 노벨상을 수상했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소. 왜냐하면 예전보다 더 당신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며 모든 사람이 당신에게 희망을 걸기 때문이오.
우리 소련인들의 삶이 지금처럼 나빴던 때도 없고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이 지금처럼 높았던 때도 없었소. 이러한 희망이 당신의 어깨를 짓누를 것이오. 이러한 부담속에서 당신이 한 인간으로서나 정치인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기를 바라오.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인류의 희망이 정말 우리나라에 직결돼 있소.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사람들이 정말 우리를 믿고있는 것이오.
소련은 수십년 동안 우리 스스로가 쌓은 사회적 정치적인 벽과 모든 종류의 사회적 정치적 범죄에 의해 세계의 나머지와 격리되어 살아왔소.
최근에야 우리는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길로 들어섰고 그러한 복귀를 원하지 않는 많은 국내외의 적들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소. 우리나라에서 그들은 권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군보수주의자와 정통주의자들이오. 당신은 당신의 공식적인 적들뿐 아니라 당신의 파트너였던,경우에 따라서는 아직도 당신의 파트너인 사람들에 의해 쌓여진 장애를 제거해야만 하오. 나라밖에서는 정직한 사람들 사이에 상호이해가 있으면 생존할 수 없는 자들이 당신의 적이오. 이런 외부의 적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당신이 하도록 압력을 가해올 것이오.
당신이 저항하기를 바라오. 나는 당신이 우리를 하나로 결합시킬 수 있고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민주주의의 힘을 믿기를 바라오.
러시아공화국이나 리투아니아공화국의 선거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들이 당신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느끼는지는 모르겠소. 아마 그들은 당신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기를 바랐을 것이오. 그러나 그들은 당신의 결정들을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축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그러한 결정들이 그들의 그리고 당신의 인민들의 의지를 실천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말이오.
아마 러시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중앙아시아 아르메니아 그리고 발트해 곳곳에서 인민이 선출한 지도자들과 거리에서 줄을 서고 있는 인민들이 당신의 수상을 축하하지 않을지도 모르오. 그들이 당신의 수상을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속에 다른 것들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오.
그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소. 그들은 당신이 그들에게 귀기울이기를 원하고 있소. 그들은 당신이 그들에게 보다 가까이와 관료주의와 독단주의를 넘어설 수 있기를 바라고 있소.
나는 당신이 의회에서 당신보다 앞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안드레이ㆍ사하로프의 평화와 상호이해에 관한 연설을 어떻게 가로막았는지,그가 연설을 마치지 못하도록 어떻게 했는지를 기억하고 있소. 사하로프가 죽은 지금 당신 자신이 민주주의를 향한 그 연설과 투쟁을 끝마쳐야 하오.
산자와 죽은자 수백만명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소. 10월혁명 이후 4천만명이상이 우리나라에서 살해됐소. 그들에게 1분씩만 침묵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4천만분의 침묵의 시간이 있을 것이고 혁명이후 지금까지 73년 이상의 침묵의 시간이 지나간 셈이오. 이 죽은 자와 산 자가 당신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소.
그들을 실망시키지 마시오. 우리를 실망시키지 마시오.
당신이 당신의 의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를 기원하오. 그리고 마음속 깊이 당신을 환영하오.<남경욱기자>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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