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이란 목자(수령 등 관리)의 본무요 선행의 원칙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 백성을 바르게 다스려야할 목자가 부정부패한 처신을 하면 백성들은 그를 도둑으로 지목하고 무슨 얘기를 해도 믿지 않게 마련이다』 ◆이는 다산 정약용이 명저 「목민심서」에서 목자의 몸가짐에 관해 한 말이다. 다산은 『관리가 임기를 끝내고 근무지를 떠날 때 지팡이 하나라도 갖고가지 않으면 청렴하다고 할 수 있다』고 청렴의 기준까지 제시했다. 한 나라의 통치권자에서부터 정치인과 말단 관리에 이르기까지 공직자의 청렴부정부패 문제는 예나 이제나 모든 나라의 숙제가 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5공 때만 하더라도 「정의사회 구현」이니 「깨끗한 공직자상 확립」이니 하며 어느 때보다 부정부패를 철천지 원수처럼 여기며 일소를 외쳤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취임 때 『앞으로 나 자신과 주변의 비리와 부정부패는 털끝만치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가장 부패한 공화국을 만들어 내고 말았다. ◆지난주 우리나라에는 태국으로부터 전혀 상반된 바람이 불어오고 소식이 전해졌다. 하나는 진흙 속의 한떨기 연꽃같이 청렴한 공직자로 널리 알려진 잠롱 방콕시장이 친선방한하여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간 것. 청렴과 부패 방지의 비결에 대해 『남을 속이지 않고 스스로 적게 먹고 적게 쓰고 일을 많이하는 것과 부하에게 부정한 일은 절대 시키지 않는 것』이라는 잠롱의 말은 훌륭한 충고임에 틀림없다. ◆또하나의 소식은 요즘 차티차이ㆍ춘하반 총리측근들의 부정부패로 태국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명문 출라롱콘대의 수콩반드ㆍ파리바트라 교수가 이를 풍자하는 「태국정치 10계명」을 발표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이 십계명은 「돈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부정축재는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소속 당을 위해서도 해야한다」 「돈은 가난한 사람의 것만 우려내야 한다」 「돈은 소액이 아닌 거액을 뜯어내야 한다」 등으로 춘하반정부의 부패상과 공직사회의 부도덕성을 여지없이 꼬집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우리의 공직자들에게는 타산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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