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학년도의 무더기 입시부정사실이 드러나 설립자의 부인인 재단이사와 교수 1명을 포함한 대학관계자 7명이 구속된 한성대교수ㆍ교직원들은 요즘 출퇴근때마다 자신이 마치입시부정에 관련이라도 된듯 곤욕을 치르고 있다.교문을 들어서서 대학본부로 통하는 외길을 접어들면 학생들이 길바닥에 써놓은 전지크기의 대자보를 피해가야한다. 학생들은 이 길을 「비리로」라고 명명한뒤 『이길은 이번 부정입학ㆍ불법채용 등 학내비리에 관련된 교수님ㆍ직원아저씨들을 위해 만든길입니다. 하루 두번 이길을 오르내리며 자신들이 저지른 문제를 반성하시기 바랍니다』고 써놓았다.
달리 돌아갈 길이 없는 교수ㆍ직원들은 「비리의 길」을 고문당하듯 걸어가야한다. 비리로가 끝나는 교문쪽 게시판에는 TV외화 수사물의 주인공이름을 따서 「제시카와 맥가이버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학내에 산재해있는 비민주적 요소와 이를 척결할 방법을 조사ㆍ연구할 학생을 모집한다』는 학보사의 수습기자 모집공고가 붙어있었다.
검찰의 수사발표 직후인 지나15일부터 학생들은 중간고사 및 수업거부에 들어갔고 신영기학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사표를 내 한성대는 연일 어수선하다.
지난18일 하오에는 학생 5백여명이 「부정비리진상규명대회」를 열고 강도높게 학교당국과 교수들을 몰아 세웠다.
학생들은 『부정입학뿐만아니라 차제에 교수부정채용의 진위도 밝혀져야 한다』며 ▲재단이사진퇴진 ▲부정채용교수명단공개 ▲문교부감사자료공개 및 장관퇴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집회에 참석한 10여명의 교수들이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재단과 검찰에 촉구하겠다』며 『대학의 황페화를 막기위해 슬기롭게 대처하자』고 설득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날부터 학생들은 이사장실 학장실 전자계산소 등을 점거,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고,교수들은 고개를 떨군채 비리로를 걸쳐 퇴근했다.
재단의 방만한 학교운영,치욕적인 입시부정으로 빚어진 한성대사태는 문교부가 강건너 불보듯하고 학생들이 장기간 강의실을 외면할 경우 「제2의 세종대」가 될지도모를 위기에 처해있다.<신윤석기자>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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