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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원 제안 북한물산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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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원 제안 북한물산전 무산

입력
1990.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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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반대불구 강행하다 “유야무야”/과시용 대북경제정책 한계 드러내통일원이 제안,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주최하려던 대규모 북한 물산전이 업계의 반대로 무기한 연기됨으로써 정부측은 북한관련정책에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일원,KOEX,무협,종합상사를 비롯한 무역업계관계자들은 17일 하오 KOEX회의실에서 북한 물산전개최에 관한 최종실무자회의를 가졌으나 개최시기에 결론을 보지 못해 사실상 북한물산전은 무산되고 말았다.

북한물산전은 당초 통일원이 지난 8월초에 입안,민간업계에 의사타진을 했을때부터 업계측은 「시기상조」라며 분명히 반대의 뜻을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해 오다 결국 유야무야하게 됨으로써 정부주도의 대북경제정책이 다시한번 허점을 드러내게 된 것.

통일원은 남북대화의 재개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분위기조성을 위해 북한물산전을 추진했으나 업계에서는 「전시행정의 표본」「한건주의 발상」이라며 이를 극력 반대해 왔다.

업계측의 주장은 우선 대북 간접교역실적이 미미해 전시상품의 확보가 어려운데다가 현재 대북교역은 제3국 중개상을 통해 반비밀리에 이뤄지고 있는 실정인데 북한상품이 공개되면 그나마 끊겨버리고 만다는 것. 그리고 북한상품이라는게 우리 60년대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질이 떨어지는 것들이어서 오히려 북한측을 자극할 가능성이 많고 이것이 빌미가 돼 북한측이 선전전에 악용할 소지마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같은 문제점외에도 1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비용을 고려해볼때 실익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던 것.

물론 국민들이야 북한상품을 접하면 반가워하겠지만 질이 떨어지고 조악하다는 것에 대한 큰 실망감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통일원이나 전시전문기관인 KOEX가 무엇인가 한건하려는 입장인데 비해 업계측이 오히려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진지한 자세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17일 관계자회의에 참석,「북한물산전이 필요하냐」「필요하다면 언제쯤 개최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등의 설문지까지 받았던 모 종합상사의 한 간부는 『정부는 남북대화로 직교역이라도 금방 될 것 같이 여론을 오도하고 있으나 북한이 가장 꺼리는 점이 바로 경제교류라는 점을 똑바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방준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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