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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원과 입시지옥(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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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원과 입시지옥(사설)

입력
1990.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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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교부가 발표한 91학년도 대학 및 전문대학 입학정원 조정내용을 보면서 우리는 「4년제 대학 증원을 가급적 억제하고 전문대학 증원을 과감하게 시도한」 고등교육 정원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어 일단은 긍정적 평가를 내릴만 하다고 본다.물론 4년제 대학이 4개나 새로 생기게 되고 첨단과학 분야의 기술인력 수요에 부응키 위해 1백15개의 4년제 대학의 정원을 5천5백20명이나 더 늘리는 게 불가피했으며 11개 교육대학도 7백20명을 늘려 4년제 대학과 교육대 입학정원이 드디어 20만명선을 넘어 20만6천10명(증원율 3.1%)이 되기는 했다.

그러나 1백18개 전문대학에 1만1천50명(증원율 8.4%)을 증원시켜 전문대학 총입학정원을 14만1천5백70명으로 끌어올린 것은 무턱대고 4년제 대학만을 선호하는 왜곡된 고학력 풍조에 제동을 걸고,취업률이 80%선을 넘는 전문대학쪽으로 고등교육 인구를 유도해보겠다는 정책의지의 반영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문교부가 전문대학 증원을 1만5천명선까지 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었음을 기억하는 우리는 전문대학에 더욱 과감한 증원을 해봤으면 하는 아쉬움까지 갖지만 전문대학의 교육여건 구비 또한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이해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비좁은 대학의 문을 넓히기 위해 단순논리로 생각한다면 4년제 대학증원을 과감하게 하고 신규대학 인가도 더 많이 해줘야하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고등교육 인구 즉 대학진학 희망률은 지금도 너무 과다하다. 오는 12월18일 대학입시에 응시하려고 체력검사에 응한 95만1천48명중 65.1%인 62만4천3백88명이 고졸예정자다. 이는 입문ㆍ실업계를 합쳐 77만5천9백86명의 총 고졸예정자의 80.4%에 해당하는 숫자다.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고졸자의 80% 이상이 대학입시에 응시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의 대학진학률이 59%로 최고일 뿐 프랑스ㆍ서독ㆍ영국 등은 25% 미만이다. 일본도 30%가 안된다. 우리의 딱한 사정은 어디 이뿐인가. 33만1천명 이상의 재수생들이 와신상담하고 있다.

이 엄청난 대학진학 과다욕구로 인해 오는 대학입시에서도 5명(정확히는 4.6명)중에 1명만이 4년제 대학을 가야 한다는 비정하고 가혹한 입시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해결키 위해 4년제 대학을 신설하고 정원을 대폭 늘린다면 고학력 실업자의 양산은 어찌할 것인가. 입시지옥 이상의 정치ㆍ사회문제를 수반할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고질인 고학력 열풍을 해소하는 길은 뻔하다고 할 수 있다. 고교의 교육체제를 실업교육쪽으로 비율을 넓혀 1인1기의 기술교육을 시켜 취업쪽으로 유도해야 하는 것이다. 중견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전문대학의 교육여건 개선과 학과를 산업발전 추세에 맞춰 세분화함으로써 4년제 대학 진학희망자를 더 많이 수용해 취업이 확실히 보장되는 알찬 중견기술인력을 키워내는 교육기관으로 육성ㆍ발전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4년제 대학진학을 구태여 고집하지 않는 풍토가 생기기 시작할 때 입시지옥 문제의 해결점도 찾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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