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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냉대/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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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냉대/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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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서 열린 남북총리회담은 1차회담이어서 만남 그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며 무성과를 스스로 자위했었다. 그러나 평양서 열린 2차회담에선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는 소리들이 높았었다. 그래서 유엔가입문제나 경제협력 등에서 극적인 합의가 있을 것이라는 상당히 낙관적인 관측까지 나돌았었다. 그러나 남한대표단을 맞이하는 북한의 태도로 보아서는 그런 기대와 관측이 아무래도 빗나갈 모양이다.얼마전 축구선수단과 음악인들에게 보였던 환영의 열기 대신 쌀쌀한 냉기가 남한대표 일행을 맞았다는 소식은 아무래도 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 같다. 사실 축구팀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거리에 나왔던 그 열렬한 환영인파를 보고 약간 어리둥절했던 우리는 이번 총리회담 대표단이 갔을 때에는 본체만체 외면했다는 소식에 다시한번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

축구팀이나 음악인이나 총리일행이나 다같이 남한에서 온 손님들인데 손님접대에 이랬다 저랬다 차별을 둔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않지만 「선물」을 안가져왔다고 냉대한다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임수경양을 석방하지 않았고,범죄전쟁을 선포했고,유엔 단독가입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해서 남한손님을 맞는 북한주민의 태도가 냉랭해졌다는 북한측의 설명 또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주민들의 환영동원을 회담의 압력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노골적인 의사표시로 밖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임양의 석방이나 유엔가입 등은 북한과도 관련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요구할 수도 있고 주장도 할 수 있겠지만 범죄전쟁은 그들과 아무상관없는 남한의 내부문제이다. 남한의 순수한 내부문제를 북한이 간섭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북한이 이렇게 남한의 내부문제를 건드리기 시작하면 남한도 언젠가는 인내의 한계를 느낄지 모른다. 북한의 독재세습체제나 인권상황 등 북한의 내부문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북한보다 남한이 더 많다. 그 많은 내부문제는 제쳐두고라도 당장 남한이 직접 피해를 입은 북한의 국제테러행위에 대해서만도 할 말이 너무 많다.

87년 11월 대부분이 중동진출 근로자들인 1백15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한항공여객기 폭파사건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그리고 83년 10월9일 각료등 17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부상당한 아웅산묘소 대폭발사건에 대해서도 할 말이 너무 많다. 당시 버마정부는 수사결과 북한특공대의 소행으로 드러나자 즉각 북한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공관원을 추방하는 강경조치를 취했으며 유엔에 공식 보고서까지 제출했던 것이다.

대화를 하자니까 분위기를 깨지않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고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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