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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 원하는 주변국 없다”/불 렉스프레스지 특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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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 원하는 주변국 없다”/불 렉스프레스지 특집기사

입력
199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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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통일땐 군사ㆍ경제력 강국부상/일,「2개의 한국」 공존정책 계속 추구/남북한도 경제적 충격ㆍ흡수에 불안감남북한의 통일을 원하는 주변국가는 하나도 없으며 통일한국의 군사력은 이 지역의 안정을 뒤흔들 소지를 안고 있다고 프랑스의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가 지난 11일자에서 보도했다.

이 잡지는 「2개의 한국­무도회의 수첩」이라는 제하의 한반도 특집기사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특히 일본은 약화된 2개의 한국을 정신분열적으로 공존시키려는 정책을 언제고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잡지는 이어 소련은 남북통일에서 얻을 게 없으며 중국은 북한의 김일성 사망 이후 김정일에 의한 순탄한 권력승계를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렉스프레스는 또 소련이 아시아에서도 동구에서와 같은 개혁유도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소련군이 주둔치 않고 있는 북한에서 그같은 개혁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이 주간지는 남북한이 통일되면 인구 6천5백만의 통일한국은 이미 세계 최강국의 대열에 들어선 일본을 제외,중국ㆍ인도에 이은 아시아대륙 제3위의 강국으로 부상하게 되며 남쪽의 기술적 경험과 기업정신이 북쪽의 값진 천연자원과 결합함으로써 혜택을 누리게 된다고 전했다.

렉스프레스는 그러나 남북한 주민들은 통일의 꿈에 부풀어 있으나 이에 대한 준비는 아직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이 주간지는 한국의 한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남한의 지도자들은(통일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 한국 관리는 『우리 경제는(통일의 충격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며 우리는 준비가 안돼 있다』고 말했다.

렉스프레스는 『상황은 이렇다. 남한 주민들은(통일에 대한) 기대가 많지만 불안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요지이다.

『10월16일∼19일간 북한수도 평양에서는 남북한 총리들이 다시 만난다. 중부 유럽에서 공산주의 블록이 붕괴된지 1년 뒤 변화의 바람은 드디어 복고적인 냉전의 마지막 요새의 하나인 한국인들에게 도달했다. 위험이 없는 내기다. 남한은 전부 얻을 것이고 북한도 잃을 것이 없다.

지난 5주사이에 양 진영은 무례할 정도로 신속하게 그들의 동맹들을 뒤집어 엎었다. 조지ㆍ오웰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 같은 북한공산주의자들은 일본 대표단을 맞았고 남한의 초자본주의자들은 소련과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공식적으로 2개의 한국은 화해와 한반도의 통일이라는 장기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도달방법이 그들을 가른다. 상호불신이 모든 진정한 대화를 막았다. 60년대 남한은 북한과의 재접근이 공산주의자에게 힘을 확대시키지 않을까 우려했고 이젠 북한인들이 순전한 경제에 의한 흡수를 두려워 한다.

사실 누구도 다음 회담의 구체적 결과를 감히 기대하지 않는다. 「경애하는 지도자 김일성」은 소련의 방기위협에 다른 선택이 없었다.

한국은 이미 헝가리 폴란드 체코 등과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소련은 무기구입선을 돌리겠다는 평양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서울대사관 개설을 발표했다.

중국은 남한과 공식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북경 대변인의 말에도 불구하고 양국교역은 작년에 30억달러를 넘었고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지원한 북경 아시아대회장에는 어디에나 금성과 삼성의 광고물이 있었다.

반대로 북한과 소련의 관계는 김일성이 평양에 들른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의 접견을 거부한 9월초부터 심연에 도달했다.

북한도 그럭저럭 대응을 시도한다. 대체로 그들의 활동은 그들의 적이며 남한의 전통적인 맹방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 가네마루ㆍ신(금환신)의 방북에서 김일성은 식민지시대의 재정적 보상원칙을 얻은 듯하다. 평양은 50억달러를 꿈꾼다. 가네마루의 귀환 뒤 일본 외무장관은 그런 약속을 부인했다. 자원이 개발되지 않은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은 일본인들만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다. 북경을 경유한 북한과 미국의 접촉풍문은 워싱턴과 동경이 경쟁에 참가했음을 시사한다.

김일성 정권은 내부적으로도 아주 미세한 개방을 시작했다. 이래서 자전거의 허용이 큰 뉴스가 됐다. 지금까지 자전거는 「시각적인 공해」와 2천만 주민이동의 용이성 때문에 금지돼 왔었다. 평양 주재 외교관들에 따르면 최근에 문을 연 술집들은 밤에도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내기바둑에서 처럼 적을 더 잘 질식시키기 위해 둘러쌓는 남한의 「북방」 정책과 북한의 「남방」 정책은 양국에 더 잘 서로를 무시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여전히 사실이다. 만일 2개의 한국이 대화한다면 그것은 외부세계에 자신들의 선의를 더 잘 설득시키려는 것이다』<파리=김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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