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소와 수교… 북,대일 교류채널 뚫기 시작/광산물직교역 서로 실리 많아/3국 합작진출도 구체화 가능강영훈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정부대표단이 16일 평양에 도착함으로써 시작된 제2차 남북총리회담에서는 특히 경제협력분야에서 새로운 진전이 기대된다.
이미 우리측은 지난달 서울서의 1차 회담에서 ▲물자교류 ▲자원개발 및 대외공동진출 ▲관광 ▲교통 ▲우편 전신전화연결 및 통신ㆍ통상ㆍ통행의 3통 협정체결 ▲경제협력공동기구설치 등 6개 부문의 교류협력방안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평양회담 전망과 관련,정부의 고위관계자는 16일 『강총리의 기조연설 내용은 지난 서울회담때 이상으로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교류협력을 강조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서울 회담때 거론된 내용들외에 새로운 제안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협상진전에 따라서는 우리측이 북한으로부터 받아들일 수 있는 무연탄 철광 등 광산물과 일부 농산물의 품목과 교역규모 등이 담긴 목록을 제시할 수도 있음을 비쳤다.
지난 1차 서울회담에서 북한측 대표들이 경협분야에는 거의 언급이 없었음에도 이같은 조심스런 낙관론이 제시되는 까닭은 무엇보다 그동안 한소수교등 대내외여건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우리측에선 서울회담 이후 한소수교외에도 한중무역 사무소개설 등 북방경제교류를 촉진시킬 제도적 장치들이 착착 마련되고 있다.
반면 북한측도 일본의 가네마루 전 부총리 방북등을 통해 대일교류 채널을 뚫기 시작했다.
따라서 우리측대표들은 이번 2차 회담에서 이같은 주변분위기 성숙을 배경으로 경협교류에 관해 양측 당국자간에 합의를 도출할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기존제안이 실현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담때 우리측이 밝힌 제안내용과 남북 양측의 경제여건 등을 감안할때 현재 교류진전이 가장 먼저 가시화할 수 있는 부문은 광산물ㆍ농산물 등 1차 산품의 직접교역이라는데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측은 광산물ㆍ에너지의 80% 가까이(연간 30억달러)를 수입에 의존하는 반면 북한의 수출주력상품이 바로 광산물이므로 상호교류를 통해 쌍방이 실리를 얻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87년 북한의 상품별 수출구조를 보면 철 및 동관련 원자재 수출이 2억4천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20%이상을 차지했다. 또 남북교역이 허용된 지난 88년 10월이후 올 7월말까지 북한에서 반입한 58종의 물자는 철강재 아연괴 전기동 등 1차 산품이 주종을 이뤘다.
따라서 우리측이 무연탄 철광 마그네사이트 아연 등 소위 8개 광산물을 직교역 유력품목으로 꼽고 나아가 이들 품목의 공동개발사업추진을 검토중인 이유도 남북 쌍방간 실익 확대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한편 쌀ㆍ감자ㆍ옥수수 등 농산물도 직교역 유력품목에 꼽힌다. 농수산물은 이미 적십자회담을 통해 교역을 실현한 품목이기도 하거니와 작황에 따른 쌍방간 수급애로를 쉽게 해소하면서 TV등 내구소비재와 달리 경제체제상 이질감을 자극할 우려도 적어 당국자간 합의가 있을 경우 즉각적인 물물교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직교역은 지난 서울 회담때 우리측의 비공식제의에 북측 대표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회담때 연형묵 북측 정무원총리는 「경제합작 및 대외경제관계에서의 협력도모」를 기조연설을 통해 제안,눈길을 끌었는데 이번 평양회담때 후속제안이 어느정도 구체화될지도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우리측은 ▲시베리아 개발사업에 북한인력사용 ▲한ㆍ중ㆍ소 접경지역에 생필품공장 공동건설 ▲공동명의의 무역회사 해운회사설립 등 구체적 사업을 준비해 놓고 있다.
관광분야에서는 금강산설악산 공동관광,서울판문점평양연계관광,남북합작관광호텔건설,합작여행사설립 등 세부사업이 우리측 복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공동관광개발은 철도ㆍ도로등 교통망과 통신망의 연결이 전제되지 않은 단계에선 의미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측은 이미 실시설계를 위한 예산까지 마련,경의ㆍ경원선 연결을 준비하고 있으며 신의주목포(국도1호)등 6개국도의 연결계획도 검토중이다.
지난 85년 남북경제회담때 거의 합의에 이르렀던 부총리급 경협공동위 설치문제는 이번 평양회담에서도 재론될 것이 확실하다.
어쨌든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 대표들은 회담자체의 존속을 위해 소극적인 의견개진에 머물렀던 종래 입장에서 탈피,보다 과감하게 북측에 경협교류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북측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유석기기자>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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