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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총리 “사람ㆍ물자 직교류하자”/연 총리“대결ㆍ긴장상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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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총리 “사람ㆍ물자 직교류하자”/연 총리“대결ㆍ긴장상태 풀어야”

입력
199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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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평양 영빈관서 만찬… 첫 밤/내달 서울 3차회담 개최제의/남북총리회담/우리측 8개항 합의서 채택 주력【평양=이성준 특파원】 한반도 분단 45년 만에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국무총리가 평양땅을 밝았다.

강영훈 국무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남북고위급회담 대표 7명과 수행원 33명,기자단 50명 등 우리측 대표단 90명은 16일 상오 9시 판문점을 경유,평양 백화원초대소(영빈관)에 도착해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한 3박4일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남북 양측은 17일 상오 10시 인민문화궁전에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첫째날 회의를 공개로 갖고 각각 기조연설을 통해 정치ㆍ군사대결상태 해소 및 다방면적인 교류협력 실시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힌다.<관련기사 2ㆍ3면>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측이 유엔가입 팀스피리트훈련 방북자 석방문제 등 지난달 서울 1차회담에서 제기했던 3대 선결긴급과제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강 총리는 우리측 대표단과 함께 이날 하오 1시20분께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백화원초대소에서 연형묵 북한 정무원총리의 영접을 받은 뒤 숙소인 초대소 1호각접견실에서 연 총리 및 북측 대표들과 환담을 나눴다.

우리측 대표단은 이어 이날 하오 평양 교예극장에서 서커스를 관람했으며 하오 7시 연 총리가 인민문화궁전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한 뒤 기록영화 「평양의 모습」을 관람했다.

강 총리는 이날 만찬답사에서 『오늘날 세계적인 대화해의 물결 속에서도 오직 우리만이 서로 등을 대고 대치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상호불신 때문』이라며 『굳게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여 함께 번영하는 미래를 개척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로간에 신뢰를 쌓는 길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고 말했다.

강 총리는 이어 『이제부터라도 남과 북은 제3국을 거치지 않고 유무상통의 입장에서 직접 활발하게 물자를 교류해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사람과 물자의 왕래와 교류가 촉진된다면 자연히 신뢰가 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총리는 『이산가족의 전면적 고향방문이 당장 어렵다면 우선 60세 이상 연로한 분들만이라도 서로 고향과 핏줄을 찾을 수 있게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앞서 연 총리는 만찬사에서 『평양에서 북남 겨레들이 한몸이 되어 서로 뜨겁게 얼싸안고 돌아가고 있을 때 군사분계선에서는 한핏줄을 나눈 젊은이들이 서로 총부리를 맞대고 있다』면서 『대결을 해소하고 긴장상태를 풀며 전쟁의 위험을 가시고 평화의 담보를 마련하는 바로 여기에 우리 고위급회담 대표들이 사명을 다하는 길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측은 17일 첫날 회의에서 남북 상호체제 인정과 교류협력 등 신뢰구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아래 지난 9월초 서울에서 제시한 남북 관계개선을 위한 8개항의 기본합의서 채택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또 우리측은 연내에 서울 3차회담과 평양 4차회담을 성사시킨다는 기본방침 아래 3차회담을 11월 중순께 개최하자고 북한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양회담에서는 또 양측이 의견접근을 보이고 있는 ▲남북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 ▲상호비방 중지 ▲신뢰구축 후 불가침선언 채택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 등에 대해 구체적 실천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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