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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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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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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한번 빠지면 패가망신을 하고서야 손을 떼게 마련이다. 도박은 그만큼 중독성,집착성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19세기 영국의 수필가인 찰스ㆍ램은 『도박은 언제나,누구에게나 최고의 카드를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되풀이 한다』고 설명했다. ◆골패나 트럼프는 죄는 맛에 하고 화투는 힘껏 두들기는 맛에 한다. 카드가 펼쳐질 때마다,변화하는 짜릿한 맛은 포커를 해보면 누구나 느끼게 된다. 오락과 상습도박은 백지 한장의 차이라 할만 하다. 따면 공돈이 생겼으니 흥청망청 쓰게되고,잃으면 홧김에 술을 찾게 되니 이래 저래 주머니에 돈이 남지 않는다. ◆한 여론기관이 조사한바에 의하면,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인 오락은 「고스톱」으로 밝혀졌다. 직장인 남자는 66.3%가 「고스톱」을 가장 즐기는 오락으로 꼽았고,그 다음은 바둑 39%,당구 36%,장기 26%,포커 10%의 순이다. 특히 사무직 근로자 10명 가운데 6명이 매일 「고스톱」을 즐기고 있으며,여직원도 3명중 1명은 상습적으로 「고스톱」을 한다니 가히 또하나의 세계 제일이다. ◆따지고 보면 화투는 일제의 고약한 잔재다. 일본에서 하나부다(화찰)라고 불리는 화투는 에도(강호)시대 말기인 1818년께 포르투갈을 통해서 들어온 서양의 카드를 모방해 일본식으로 바꾼 것이다. 처음에는 4종류에 12장이었던 것이 12종류에 48장으로 크게 늘어나서 오늘날의 화투로 발전됐다. 일본은 화투노름이 널리 퍼지자,명치유신 후 이를 금지했는데,한국에 넘어와 뿌리를 깊이 내려버렸다. ◆폭력조직배가 낀 해외도박꾼이 검거됐다. 국내 일부 부유층이 마카오를 무대로 도박을 즐기다가 20억을 탕진했다니,땀흘려 열심히 일하는 보통사람들에게는 기가 찰 노릇이나 일반화돼 있는 현상이라 놀라지도 않는다. 전국민의 고스톱화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도박이 성행하고 있으니 대통령까지 사회기강을 잡자고 나서게 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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