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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정국 빨리 풀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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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정국 빨리 풀자(사설)

입력
1990.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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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김대중 단식장 요담」에 이어 민자당이 일부 당직을 개편한 것은 정치복원을 위한 성의로 평가된다. 평민당도 일방적인 대여 협상거부 자세에서 벗어나 여당의 움직임을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번주부터는 경색정국을 풀기 위한 협상 등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당직개편은 교착상태에 빠진 정국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분위기 일신을 위해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민자당의 이번 당직개편은 미흡하다. 보기에 따라서는 민주계 총무와 민정계 정무장관을 서로 자리바꿈 시켰다는 정도에 불과해 별다른 특색과 당풍쇄신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그동안 핵심 당직에 대해 민정ㆍ민주ㆍ공화 등 3계파가 분점했던 원칙을 제한적이나마 탈피하고 지금까지 혼선을 빚었던 대야창구를 원내총무로 일원화하면서 이 자리에 민정계의 김윤환 전 총무를 재기용한 것은 대야 협상에 대한 새로운 채비를 갖춘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민자당이 본격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이제부터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민자당은 국민에게 무엇을 주었는가를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지난 1월22일 3당이 전격 통합하면서 장차 안정ㆍ번영ㆍ국토통일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이래 근 9개월이 지나는 동안 파쟁과 구태의연한 낡은 정치로 국민에게 실망과 불안ㆍ불신만을 안겨주었을 뿐이다.

따라서 여당으로서는 야당과의 원만한 협상을 통해 정치를 복원하고 국민의 정치불신을 해소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민자당이 서두를 것은 수신제가,즉 집안정돈이다. 지금까지 국민이 볼 때 3계파가 서로 사사건건 깎아내리고 잡아당기는 식의 파쟁을 벌여온 것은 그야말로 목불인견의 모습이었다. 부질없는 계파싸움으로 정국정상화의 열쇠가 되는 내각제개헌과 지방자치제선거문제 등에 대해 아직까지 확고한 당론도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민자당은 우선 각파가 대안과 논리를 갖고 모든 이슈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벌여 국민의사를 수렴한 정책안을 마련하는 일부터 해결해야 하며 이렇게 해서 설정한 당론당책을 갖고 야당과 본격 협상에 나서야 한다. 어정쩡한 상태로 나서봐야 여야협상은 무한정 지속되어 오히려 국민의 짜증만 가중시키게 될 것이다. 평민당이 국회등원의 4대 전제조건중 가장 역점을 두는 지자제에 대해 김영삼 대표는 김대중 총재와의 단독면담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93년 대통령선거전의 단체장선거까지 단계적으로 실시할 수도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김 대표의 개인 의사가 아닌 당론형식으로 내놔야 한다.

장장 3개월의 정기국회 회기중 벌써 한달을 당위로 허송했다. 따라서 여야협상이 시작된다 해도 당리와 지도자들간의 아집으로 지연될 경우 정부의 한해 살림을 살펴보는 국정감사도 그렇고 석유파동,경기침체,우루과이라운드협상,보안사 사찰,민생문제 등의 대책은 언제 추궁하고 또 국민부담을 크게 늘린 팽창예산은 언제 정밀 심의할 것인가.

여야는 하루빨리 협상을 통해 정치를 회복시켜 국민에게 뒤늦게나마 희망을 주어야 한다. 만일 이번 협상이 실패,장기화할 경우 국회 무용론에 부딪치게 된다는 점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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