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인정한 꼴… 「언동규제」는 언론자유 침해/수교 교섭때 정부는 한ㆍ미 등 주변국 고려해야”【동경=문창재특파원】 일본 자민당과 사회당이 제18 후지산(부사산)호 선원을 석방한 북한에 대해 「관대한 조치에 깊이 감사하고,두사람의 언동이 양국 우호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문서에 대해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요미우리(독매) 아사히(조일) 마이니치(매일) 산케이(산경) 동경신문 등 일본의 유력신문들은 12일 조간에서 일제히 사설을 통해 이 「예장」을 강력히 비난,앞으로 정부간 수교교섭에서 일본정부는 한국 미국 등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신중히 임할 것을 촉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석방은 기쁘지만 무엇때문에 사의인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자사 양당이 두사람의 언동을 규제하겠다는 약속에 대해 『두사람에게 압력을 가하겠다는 것은 민주주의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또 북한측에 깊은 사의를 표명한 것은 후지산호 억류가 부당하다는 시점이 완전히 결여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앞으로 북한과의 수교교섭에서 북한이 원자력시설에 대한 사찰을 받아들이도록 촉구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원인 일본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보상이 군사력증강에 이용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가네마루(금환신) 전부총리가 노태우 대통령에게 공동선언이 정부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한 사실을 들어 북한정부와의 교섭에서는 극히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사히신문은 『한사람의 인간이 무슨 말을 할 것인가를 정부와 정당이 결정할 수 없음은 상식』이라고 지적,앞으로 수교교섭도 이같은 국민의 상식을 기초로 추진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마이니치신문도 『석방에 감사하는 예장을 북한 노동당에 제출한 것은 억류 자체가 불법이었다는 입장에서 보면 석연찮은 것』이라고 비난한뒤 『한국 미국 등 일본과 깊은 관계에 있는 나라의 이익을 해치지 않으면서 북한과 원만히 국교수립에 도달하기를 바란다』고 썼다.
산케이신문은 북한측의 강요에 마지 못해 예장을 써준 사실에 대해 『세게 밀어붙이면 일본은 꺽인다는 자신감을 북한에 심어주어 앞으로의 수교교섭에서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개탄했다.
이 사설은 또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나라에서 두 정당의 수뇌가 석방선원들의 언동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두사람을 범죄인으로 몰아붙인 북한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동경신문은 부당한 억류를 만 7년만에 풀어준 것을 관대한 조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11일 정부의 정무차관회의에서도 이런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자민ㆍ사회당 「사의」전문
자민당과 사회당은 지금까지 다년간 제18 후지산호 선원석방을 위해 간절한 요청을 해왔다. 이 요청을 고려한 북한노동당의 권고로 북한정부는 공화국의 법률을 침해한 죄로 15년의 노동교화 형벌을 받아 복역중인 제18 후지산호 선원 2명에 대해 인도주의 견지에서 대사령을 실시하기로 했다.
자사 양당은 인도주의 견지에서 두선원에게 관대한 조치를 내려준 북한 노동당과 정부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자사 양당은 두사람이 북한의 법률을 두번다시 침해하지 않도록 하며,귀국후 두사람의 언동이 일조 우호발전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하기로 약속한다.
1990년 10월11일
자민당 간사장 오자와ㆍ이치로(소택일랑)
사회당 위원장 도이ㆍ다카코(토정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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