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독 너무 서둘러 국민통합 놓쳤다”/문화적 통일이룰 국가연합 과도기 거쳤어야/식민지 관리행세 부자와 2등시민 분열 목격/극단주의 잠재성지닌 외국인 혐오도 큰 문제나치즘에 환멸,성장을 거부하는 주인공 오스카를 통해 독일의 비극을 고발한 문제소설 「양철북」의 작가 귄터ㆍ그라스가 『독일통일은 문화적 통일을 놓쳤으며 독일의 과거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정을 생략한 폭주였다』고 독일의 통일을 신랄히 비판,잔잔한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독일의 지성인 귄터ㆍ그라스는 최근 프랑스의 저명한 시사주간지 르 포엥과의 회견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독일인들은 너무나 빨리 통일을 서두르는 바람에 통합된 국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다음은 르 포엥과의 회견요지이다.
독일통일에 대한 견해는….
『독일인들은 통합된 국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없이 동맹을 창설했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진행돼 물러설줄을 몰랐다. 물론 일부 동독작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동독체제를 변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두 국민들 사이에 시간과 조정이 더 필요했었다. 그런데 동독인들은 독일역사의 분석이 없이 서독의 품에 뛰어들었다』
통일의 역동성은 베를린 장벽 붕괴이래 불가피했던 게 아닌가.
『아니다. 단순한 재통일이상의 것,서독의 랜더(주)를 통한 국가연합이 필요했다. 5개의 주는 분권화된 연방제를 발전시킬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국가연합구상도 당초 헬무트ㆍ콜(서독총리)과 한스ㆍ모드로(동독총리)에게서 나왔다. 독일은 지방분권체제속에서만 최선의 것을 낼 수 있다. 우리는 베를린을 수도로 갖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다시 지배적인 중심이 된다. 베를린은 불과 75년간 수도였으나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귀하가 두려워하는 것은 민족주의의 부활인가.
『폴란드와 동독에서 공산주의에 의해 억제되긴 했으나 결코 근절되지 않는 외국인 혐오는 매우 강하다. 그것은 민족주의와 극단주의를 향한 중요한 잠재성이다. 또다른 위협은 막강한 독일마르크가 행사하는 마력이다. 그것은 독일의 옛영토인 폴란드령 쉴레지아나 포메라니등에서도 작용할 것이다. 오늘날 마르크화의 국경선은 동진하고 있다. 위험은 군사적인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것이다. 마르크화의 마력은 이 지역에 소수민족인 독일계들의 요구를 초래할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유럽인들은 이제 교대하여 동구국가들을 위한 마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여하튼 동독인들은 가난한 시민으로 남을 것이다. 벌써 우리는 부자와 2등지대의 시민이라는 2종류의 독일인들간의 분열을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통일은 서독모델을 채택하려는 동독인들의 꿈의 귀결이 아닌가.
『그렇다. 그러나 또한번 시간을 놓쳤다. 동독인들은 자문함이 없이 정치적 종속에서 또다른 돈의 종속으로 옮겨갔다. 서독인들은 동독에서 식민지관리처럼 행동한다. 융합의 다른 대안을 막고 있는 것은 마르크화의 전능이다』
귀하는 근본적으로 토론이 없었음을 유감스러워 하는가.
『독일지식인들은 발언도 하지 않았고 경청하지도 않았다. 동서독국회에서 통일문서만이 겨우 토론됐을 뿐이다. 제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독일문화의 문제이다. 우리는 정치동맹은 실행했으나 문화적동맹은 하지않았다. 그점에서 콜은 비스마르크와 같은 일을 해냈다. 콜은 문화적 통일을 놓친 셈이다.』
동독은 내일의 독일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영혼이 없고 구조를 상실한 독일의 대두를 보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선택에 대해 대립과 커다란 토론이 있을 것이다. 상상해보라. 동독은 나치와 공산주의라는 두종류의 독재를 겪었다.
그런데 갑자기 숙고도 없이 서쪽의 큰형에게 흡수됐다. 지나간 과오를 분석지 않는 것은 항상 위험하다』
이러한 서두름 이외에 다른 대안이 있었는가.
『경제파탄과 실업을 모면하고 동독인들을 심리적으로 시장경제에 대비시키기 위해 국가연합에 앞선 과도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선거를 계산해 완전히 폭주했다. 오늘날 모든 토론은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것 뿐이다』<파리=김영환특파원>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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