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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조직 해외까지 무대넓혀/발목잡힌 마카오 폭력도박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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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조직 해외까지 무대넓혀/발목잡힌 마카오 폭력도박단

입력
1990.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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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사무실차려 부유층 유인/국내기업체 자금회수 창구 이용/배신부하엔 손가락 절단등 보복12일 검찰에 적발된 마카오거점 국제폭력도박단사건은 빠찡꼬,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를 자금조달원으로 삼았던 국내조직폭력배들이 부동산투기,마약 등에 이어 국제도박에까지 손을 뻗쳐 활동영역을 넓힌 것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국내일부 부유층에 대한 해외도박유치와 도박자금대여 ▲국내기업체를 통한 외화밀반출행위 ▲국내조직폭력배를 동원한 도박자금회수 ▲배신자에 대한 잔인한 폭력행사 등 범죄양상을 볼때 폭력조직이 이미 나이트클럽이나 빠찡꼬 등을 무대로 세력다툼을 일삼던 단계를 지나 국제적으로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음을 알수있게 됐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상습도박꾼들은 재벌2세 호텔사장 기업체사장 목사 등 부유층인사들로 며칠사이에 억대의 돈을 도박에 탕진하는 일을 서슴지않는 것으로 드러나 우리사회의 도덕적 타락상과 향락사행풍조가 극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검찰이 이번 사건의 주범인 이석권씨(38)가 운영하고 있는 국내기업체 ㈜석주철강의 장부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밝혀낸 상습해외도박꾼은 20여명이며 이들이 진 도박빚이 확인된 것만해도 20억원에 이르고 있다.

검찰은 지난5월 국내최대 폭력조직인 서방파두목 김태촌씨(41)를 검거할 당시 김씨가 가지고있던 2억원짜리 당좌수표의 출처를 추적하면서 이 수표의 발행인이 같은 서방파출신인 석주철강대표 이씨라는 것을 밝혀내고 이씨의 행적을 내사해 왔다.

검찰은 이씨가 김씨가 검거된 직후 마카오로 달아났으며 지난 8월초 직계부하인 송동환씨(41)를 국내로 들여보내 석주철강의 자금관련 장부와 관리를 친형인 이모씨에게 인계한 사실을 밝혀내고 비밀장부를 압수,조사하는 과정에서 동국제강 2세인 장세주씨 등 20여명의 상습도박자명단과 이들이 마카오에서 빌린 도박자금을 갚기위해 입금시킨 액수를 확인했다.

이씨는 지난88년 6월 국내 비밀도박판(속칭 하우스)을 개설하면서 알게된 장씨의 도움으로 철강대리점인 석주철강을 설립,한때 철강제품 품귀현상으로 호황을 누리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주로 도박자금을 회수하는 창구로 이용해 왔다.

이씨는 89년초 카지노로 유명한 마카오 리스보아호텔로 진출,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하다 같은해 12월 호텔카지노에서 고객에게 판매한 칩의 양에 따라 배당을 받는 판촉라이선스를 취득한 뒤 이 호텔에 「화랑」이란 상호로 사무실까지 개설,본격적으로 부유층 도박꾼들을 마카오로 끌어들였다.

이씨는 돈을 탕진한 도박꾼들에게 고리의 급전을 빌려준 뒤 나중에 국내폭력배들을 동원,이를 수금해왔다.

검찰조사결과 이씨의 지시에 따라 국내총책인 오민환씨가 시티은행과 암달러상을 통해 수금한 돈을 달러로 환전,네덜란드항공사(KLM) 직원 김동국씨를 통해 밀반출하는 등 지난 3월부터 8월까지만 80만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또 자금을 관리하던 부하폭력배 송동환씨가 자신의 돈 2백50만 홍콩달러(2억5천만원 상당)를 카지노에서 잃고 국내로 도피하자 행동대원 문병철씨를 시켜 마카오로 납치,불에 달군 돌을 맨손으로 만지게하는 고문을 했고 3억원을 갖고 달아난 부하직원 박모씨를 붙잡아 스스로 손가락 1개를 자르도록 하는 등 조직이탈자를 잔인한 방법으로 보복해왔다.<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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