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 못할 정 체육 독단” 탈락선수는 눈물 항의『이럴수가 있는 겁니까. 여자 축구의 불모지에서 명색이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됐고 실력은 모자라지만 희망을 갖고 국가를 위해 혼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일언반구의 사전 설명도 없이 쫓겨나게 되다니…. 허탈함과 배신감을 느낍니다』
10일 자신들의 대표탈락 이유를 따지기 위해 축구협회를 찾아간 전 여자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모습은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상식밖의 처사에 대한 분노로 차 있었다.
이들은 역사적인 남북통일축구가 성사됨에 따라 북경에서 가슴을 설레며 평양행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출발 하루 전인 8일 졸지에 탈락통보를 받고 눈물을 흘리며 귀국해야 했다. 대신 국내에 있던 이화여대(4명) 숙명여대(3명) 선수들이 참가하게 된 것. 이들의 공식적인 교체이유는 부상중이거나 전력이 떨어지는 7명의 선수를 바꿈으로써 여자팀의 전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탈락선수들 대부분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새로 보강된 선수들의 기량이 결코 이들의 기량보다는 두드러지지 않다는 점,또 선수교체 과정에서 코칭 스태프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정동성 체육부 장관이 일선에 나서 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선수교체 처사는 이런 이유에서 전체 축구인들의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남북통일축구대회를 성사시킨 장본인인양 전면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정동성 장관은 지난 1일 효창운동장에서 벌어진 여자 축구 이대숙대전을 관전하며 스스로 교체선수를 선발했다는 것이 축구협회측의 설명이다. 정 장관은 이번 교체과정서 보여준 절차상 오류를 제쳐 놓고라도 축구에 대해서는 비전문인이란 점에서 교체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명백한 월권행위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체육부는 『선수교체는 축구협회 관계자들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며 모든 것을 축구협회에 떠넘기며 발뺌을 하고 있다. 마침 11일 남북통일축구대회서 여자 축구를 제외함으로써 이번 사태는 웃기는 해프닝으로 끝나게 됐지만 축구인들은 『체육부와 정 장관이 남북축구경기의 전과정에서 보여준 독단적인 행동이 「공은 내 것이고 화는 네 것」이란 발상의 표본』이라며 『갓 태어난 여자 축구가 외압으로 인해 정상적인 성장이 어렵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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