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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에 「제2 킬링필드」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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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에 「제2 킬링필드」망령

입력
1990.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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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ㆍ단신족 내전으로 독립후 수만명 희생/우간다 등 개입따라 사태 더 복잡해질 듯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한 소국 르완다가 라이베리아처럼 또 하나의 아프키라판 「킬링필드」(Killing Field)로 변하고 있다.

르완다 정부군은 지난 10일 인접국 우간다의 직접적인 군사지원을 받는 투치족 반군의 공세를 격퇴했으나 이 과정에서 반군에 식량ㆍ무기지원을 해온 1천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73년 무혈쿠데타 성공이후 17년째 장기집권하고 있는 주베날ㆍ하비아리마나르완다 대통령 겸 군최고사령관은 학살사실이 외신으로 타전된 바로 당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군의 민간인학살사건을 부인했으나 현지 주민들은 중무장한 르완다정부군이 르완다북부밀림의 10여개 마을을 무차별 공격,적어도 1천명 이상의 민간인이 학살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학살」이외에도 르완다에서는 지난 62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이후 30여년동안 부족간의 대립과 내전으로 수만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의 난민이 고국을 떠나 유랑생활을 해야 하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대규모학살과 같은 르완다내전의 근본원인은 현재 지배층인 후투족과 우간다등지에서 난민생활을 하고 있는 투치족의 해묵은 적대감과 우간다 자이레 탄자니아 등 주변 관련국의 영향력확대시도 때문이다.

르완다는 원래 걸리버여행기의 별천지처럼 8척거인의 「투치」족과 보통키의 「후투」족 및 5척단신의 「바트와피그미」족이 7백년 동안 평화로운 왕국을 이루어 왔으나 19세기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 이후 독일 벨기에의 식민지 지배를 거치면서 내전의 와중에 휩싸였다.

2차대전 이후 르완다를 신탁통치하던 벨기에는 62년 르완다를 독립시켜 주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들이 후원했던 지배계급인 소수의 투치족왕국을 몰아내고 르완다인구의 85%를 차지하는 후투족중심의 공화정부를 급조해내 내전의 불씨를 심은 것이다.

아프리카 단결기구(OAU)의장이기도 한 무세비니 우간다 대통령은 10일 반군의 르완다공격에 대한 우간다의 직접개입설을 부인한 뒤 정치적 타결을 위한 평화회담을 갖자고 벨기에 자이레 등 관련국에 제의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시작된 반군의 르완다 총공세를 투치족 출신으로도 알려진 리기에마 전우간다 군부사령관이 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벨기에 프랑스 자이레 등 관련국이 자국민보호를 목적으로 수백명의 전투부대를 르완다에 각각 파병,문제는 더욱 복잡하게 꼬여들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르완다는 내전의 불씨를 잡기는 커녕 더욱더 어려운 상황으로 처해가고 있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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