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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복원 맞물려 흥미 더해/두 김 요담 여 당직개편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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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복원 맞물려 흥미 더해/두 김 요담 여 당직개편 안팎

입력
1990.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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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묻자 DJ “단식선배니 경험 알려달라”/김 대표 “정무 포함 계파 초월” 전면개편 시사야당의 등원거부와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단식으로 「실종 위기」에 직면한 정국이 11일 김영삼 민자당 대표의 김대중 평민당 총재 전격방문과 요담,뒤이어 터져나온 민자당의 당직개편 결정 등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길 전망.

이날 연달아 발생한 2건의 정치행사는 사안 자체가 모두 맘모스급인 데다 「폭발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더하고 있다.

▷두 김씨 요담◁

○…11일 상오 김영삼 민자당 대표는 김동영 총무를 통해 평민당에 방문 뜻을 전달한 뒤 곧바로 평민당사에 도착,김영배 총무와 한광옥 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으며 10시10분께 김 총재와 조우. 김 총재는 단식장소에서 총재실로 나와 김 대표 및 수행한 김동영 총무ㆍ김윤환 정무장관ㆍ박희태 대변인 등을 맞으며 악수만 교환해 다소 어색. 이에 김 대표가 『건강은 어떠냐』고 묻자 김 총재는 『단식에는 김 대표가 선배이니 주의사항을 알려달라』고 말했고 김 대표가 다시 『단식 4∼5일째가 제일 고통스럽다. 잠도 잘 못자고 복부에 심한 고통도 오고…』라고 언급.

약 5분간의 인사말을 교환한 뒤 김 대표는 『모두 자리를 피해달라』고 주문,깊숙한 얘기가 오고갈 것이란 주변의 관측을 낳기도.

○…정확히 52분간의 요담이 끝난 뒤 김 총재는 총재실 밖까지 김 대표를 「환송」했으며 김 대표는 당사를 나서며 『정치복원을 위해 우리 양인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우리는 정치를 오랫동안 함께한 사람들이 아니냐』고 의미있는 반문.

요담 직후 김 총재를 만났던 신순범 평민 사무총장은 『김 총재가 「안온 것보다는 유익했다」고만 말하더라』고 소개하면서 『김 총재가 「4개항에 대해선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해 김 대표가 4개항에 대한 김 총재의 「양보의사」를 타진했음을 시사.

○…김 총재와의 단독요담을 끝내고 당사로 돌아온 김 대표는 『별로 할 얘기가 없는데…』라고 운을 뗀 뒤 보도진에게 요담내용을 간략히 설명.

김 대표는 『정치상황이 어려울 때 정치인의 극한투쟁은 국민을 위해 옳지 않다고 말했고 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데 김 총재와 인식을 같이했다』고 언급.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데 이어 곧바로 김종필ㆍ박태준 최고위원 등 핵심당직자들과 회동했는데 박준병 총장ㆍ김동영 총무 등은 『여야 대표가 만나 1시간이나 얘기한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며 이날 만남이 경색정국 타개의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

▷민자 당직개편◁

○…민자당의 당직개편 결정은 김용환 정책위의장의 선 사의표명에 박준병 사무총장ㆍ김동영 총무가 뒤이어 당3역 일괄 사의표명 형식을 취한 것이나 두 김씨의 요담으로 형성된 경색정국 해소 무드와 맞물려 당직개편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듯.

당3역의 사의표명을 접수한 김 대표는 이날 하오 기자들에게 『세 사람(당3역)이 그런 의지를 보였으니 한번 분위기를 쇄신하는 일은 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12일 청와대 오찬회동이 있다』고 말해 당직개편의 뜻을 밝힘과 동시에 빠르면 12일 하오 당직개편이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

김 대표는 기자들이 당직개편 범위를 묻자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긴다』고만 언급.

그는 이어 『당3역 개편에 계파를 초월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물론 그래야지』라고 답변했고 『정무장관도 개편대상에 포함될 것인가』라는 물음에 『정무장관직도 당직개편에 해당될 수 있겠지』라고 말해 당3역 및 정무장관을 포함한 전면개편을 시사.

○…당3역 사의표명을 선도한 김 의장은 지난 10일 당무회의에서 당3역 교체 주장이 나온 후 결심을 굳힌 듯.

김 의장은 최근 당직자회의에서 『당정협조가 잘 안돼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자신을 겨냥한 정세분석 결과가 보고된 데다 지자제문제와 관련해 당 지자제특위 위원장인 자신의 의사는 외면된 채 계파간에 중구난방식으로 떠드는 데 불만을 갖고 있었다는 후문.

김 의장은 11일 아침 상도동 김 대표 댁을 찾아 사의를 표했고,이에 김 대표는 『3역은 동일 티켓이고 상황이 이러니 조금 기다리라』며 만류.

이어 열린 당직자회의에 김 의장이 불참하자 김 대표가 사의표명이 있었음을 전했는데 이에 앞서 박준병 총장도 김 대표와 함께 잠롱 방콕시장과 조찬을 같이한 뒤 당사로 오는 차 속에서 사의를 전달.

한편 김 의장은 이날 하오 자신의 의원회관으로 정책위 산하 4명의 정책조정실장을 불러 뒷일을 부탁했고 이어 김동근 비서실장을 만나 김 최고위원에게 보고토록 요청.

또 박 총장과 김 총무도 하오 3시께 당사에서 30분간 만나 얘기를 나눈 뒤 당3역의 일괄 사의 뜻을 재차 강력 전달.

김 총무는 사의표명 사실을 함구하다가 하오 5시30분께 『3역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언급.

그러나 이와 관련 이날 저녁 박준규 국회의장 공관에서 열린 부산ㆍ경남 의원 초청만찬에 참석한 박태준 최고위원은 『어려운 때일수록 대열이 흩어지면 안된다』며 당직개편에 반대. 또 박희태 대변인도 『사표를 내도 반려될 것』이라며 『아침 회의에서도 최고위원들이 「그럴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소개.

그런데 뒤늦게 도착한 김 대표가 결심을 굳힌 듯 당직개편 의지를 개진.<정병진ㆍ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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