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권투묘기 관객 감탄/“남도 우리처럼 잘살 것”○시민과 접촉 만류도
○…통일축구대회를 취재키 위해 평양에 온 기자들이 취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체육부관계자는 10일 상오 취재진들의 이날 일정은 상오 10시부터 하오 4시까지 한국선수단과 함께 운동장에 가 선수들의 훈련을 취재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 기자들은 북측 실무책임자인 김형진 국가체육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취재를 보다 자유롭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김 부위원장은 『남쪽 실무자가 남쪽 기자들의 취재활동을 맡고 있다』고 대답해 한국 기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남북 실무자들이 취재일정 협상을 했는데 남쪽 실무자가 취재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 기자들이 한국측 실무자에게 김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하자 우리측 관계자는 『북측에서 10일 상오중에 애국열사 능이 있는 대성산,김일성 생가가 있는 만경대 등을 방문하도록 한국선수단ㆍ임원 및 취재기자들의 일정을 잡아놓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0일 낮 정동성 체육부장관 기자들은 승용차와 버스를 나눠타고 차 속에서 평양시내를 구경할 수밖에 없었는데 북측 안내원은 한국기자들이 버스가 일단 정지하는 틈을 타 평양시민들과 만나려 하자 다음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제지하기도 했다.
○유원지 어린이 많아
○…『보지 못한 이상 못산다고 어찌 말할 수 있겠습네까』
5년 전 고향방문단 교환 당시 『남쪽 어린이들이 어떻게 산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미국놈들 깡통 얻어 먹으며 헐벗고 굶주리며 산다』고 대답했던 북한 어린이들이 이제는 더이상 그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10일 낮 한국선수단 기자단 숙소인 고려호텔 앞을 지나던 김종철군(17ㆍ냉천중 6년)은 『남조선 어린이들이 못산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직접 보지 못해 잘은 모르지만 그런대로 살고 있을 것 아니냐』고 말했고 김군의 동생 종옥양(10ㆍ새살림인민학교 3년)은 『남조선 어린이들도 우리와 같은 민족이므로 세계에서 제일 잘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다른 소년들도 답변을 꺼리다 『남조선에서는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지만 우리처럼 잘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평양의 각급학교 학생들은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을 맞아 학교가 공휴일로 쉬게 되자 많은 어린이들이 친척집에 다녀오거나 부모를 따라 인근유원지 능라도 등에 놀러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커스공연 관람
○…한국 축구선수단과 기자단은 10일 하오 4시부터 평양 광복거리에 있는 평양교예(서커스)극장에서 평양교예단 공연을 관람했다.
평양교예단은 세계대회에서 몇차례 1위를 한 요술(마술)ㆍ널뛰기ㆍ전회비행(공중트라피드)팀 등이 소속된북한의 가장 뛰어난 서커스단이다.
북한에서는 서커스의 인기가 대단해 함흥ㆍ청진에도 교예단이 있으며 평양교예단은 평일에는 매일밤 한차례,명절에는 낮과 밤 두차례 공연을 하며 좌석 3천5백석이 빌때가 드물다고 안내원은 설명.
정동성 체육부장관 등 한국선수단 일행이 교예극장에 들어서자 출연자들은 문 앞까지 나와 반갑다고 인사했고 극장 안에 미리 입장했던 관람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평양교예단 공연은 수중조형(수중발레)과 서커스를 섞은 것. 수중조형으로부터 시작해 외바퀴 자전거 타기 예술,빙상 비둘기 조형(비둘기를 머리와 어깨에 태우고 피겨스케이팅을 하는 것) 빙상 집체조형 곰권투 널뛰기 전회비행 등으로 한시간반에 걸쳐 진행됐다.
한국측 관람객들은 수중조형과 빙상조형은 세계적인 수준에서 뒤떨어지는 감이 있으나 곰권투ㆍ널뛰기ㆍ전회비행 등은 쉽게 구경할 수 없는 세계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묘향산 곰과 칠보산 곰이 사각 링에서 하는 3회전 권투는 곰이 글러브를 낀 두 앞발로 상대를 공격하고 일회전이 끝날 때마다 링사이드에 돌아가 코치의 지도를 받는가 하면 한마리가 다운을 당한 뒤 카운터 다섯을 셀 때 일어나 주심에게 계속 싸우겠다는 제스처를 취하고,경기 후 판정으로 진 칠보산 곰이 심판판정에 항의하는 연기까지 해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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