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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정치/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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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정치/황소웅 편집부국장(메아리)

입력
1990.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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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국회가 문을 연지 한달이 되도록 무기력과 침체속에서 허송세월만 계속해온 딱하고 답답한 정국이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단식돌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김총재의 단식정치가 민자당으로부터 무엇을 얻어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앞으로 날이갈수록 정국이 점점 긴박해질 것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김총재는 눈에 띄게 쇠약한 모습으로 변할 것이고 이를 바라보는 일반국민의 마음은 그만큼 불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도 초조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단식일수가 2주 3주를 넘으면 상황은 더욱 긴박해져 시국은 마치 시한폭탄처럼 극도의 긴장과 초조에 휩싸일 것이다.이처럼 팽팽한 긴장상태가 터질듯 말듯 최고조에 달했을때 여당은 야당의 요구사항을 속시원히 다 들어주는 상황이 될 수 있을까,아니면 국회에 들어와서 얘기하자는 여당의 불변의 태도에 부딪쳐 아무소득도 없이 김총재가 실신상태에서 병원으로 실려가는 사태가 벌어질 것인가. 그렇지않고 단식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야간에 절충이 이뤄져 김총재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게 될 것인가.

여기서 가상해 보는 이런 저런 상황중 어느쪽으로 결말이 날 것인지는 아직 아무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바람직한 것은 지금부터라도 여야가 절충을 시도해서 하루빨리 원만한 타결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여야가 어차피 갈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이어서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무슨 꿈틀거림이 있어도 있을 모양이다.

우리가 김총재의 단식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려하는 것은 김총재 자신의 건강도 건강이려니와 국민에게 주는 불안감이다. 지금의 문제는 정기국회가 문을 연지 한달이 지났는데도 야당이 등원하지 않고있다는 정도의 의회파행정도가 아니다. 보안사 사찰문제가 터져 재야와 운동권학생들까지 합세하여 장외투쟁의 불을 당기고 있는 화급한 시국이다.

일반여론은 김총재에게 단식이 올바른 방안이 아니라고 만류하고 있지만 들은척 만척이다.

지금의 시국이 과연 김총재가 목숨까지 걸어야할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수긍하지 않고 있다. 3개월전 야당의원들이 일제히 사퇴서를 던졌을 때에도 뜻밖의 강경수라는 반응이 많았다. 단식이라는 극한수단 역시 의외의 정치수단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무조건 등원」쪽에 희망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총재가 자신의 결단으로 단식을 끝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여당은 손해를 보더라도 그에게 명분을 주어 단식을 그만두게 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는 것이 가장 큰 정치이기 때문이다. 장기화되면 그만큼 초조와 불안은 자꾸 가중되고 해결도 어려워져 무슨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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