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백81억… 지난달 예정의 25%담보비율 1백% 미만인 깡통계좌에 대한 일괄 반대매매가 10일 예정대로 단행됐다.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의 시위로 반대매매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이날 새벽2시부터 7시40분 사이에 매도주문을 냈고 증안기금도 아침에 매수주문을 냈으며 이들 반대매매물량은 전장 동시호가부터 매매체결됐다.
증권사들은 8일 종가기준 깡통계좌 추정규모 2천4백억원의 40%가량인 9백81억원(8백80만주)을 8일 종가보다 주당 2백∼3백원 낮은 가격에 매도주문을 내고 증안기금은 1천5백억원의 매수주문을 8일 종가보다 1백원가량 높은 가격에 내 이날 매도주문을 낸 반대매매물량은 대부분 매매체결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별로는 럭키증권이 1백3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우 대신 동서 등 대형사는 50억∼80억원 규모였으며 서울증권이 3천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이같이 반대매매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것은 대부분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의 반발과 손실금 처리문제 등을 감안,증권당국의 제재방침에도 불구,부동산 담보나 제3자 보증 및 공증된 약속어음을 낸 경우 정리대상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날 일괄 반대매매된 깡통계좌 물량이 지난달 8일 사장단의 깡통계좌 강제정리 결의때의 예상물량의 4분의1에 그쳐 깡통계좌 정리에도 불구,악성대기매물 부담은 크게 완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증권감독원은 일부 깡통계좌를 고의로 누락시키거나 제외시킨 증권사들에 대해서는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증권가 표정/새벽 2시부터 기습처리 “군사작전 방불”/증권사들 대상선별 제외… 큰손들 다빠져/일부 지방선 도끼로 기물 부수는 등 소동도
○…깡통계좌 정리를 위한 각 증권사들의 반대매매주문은 투자자들의 저지에 대비,군사작전을 연상시키듯 이날 새벽 2시부터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각 증권사들과 증안기금은 증권업협회의 중재로 10일 새벽에 매도ㆍ매수주문을 완료키로 사전에 작전을 짜놓았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휴일인 9일 하오 정리대상계좌를 최종확정,이를 각 지점별로 통고,10일 새벽 2시부터 증권 전산온라인 단말기에 매도주문을 입력시키도록 해 상오 7시40분에 완료시켰으며 증안기금도 이를 바탕으로 상오 8시까지 매수주문을 완료시켰다.
또 증권전산은 투자자들의 시위로 차질을 빚을 것에 대비,이날 새벽부터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컴퓨터 라인망을 열어 놓았으며 증권사들도 직원들의 주문표 작성 및 전산입력 거부사태에 대비,미리 비노조원인 간부사원을 중심으로 비상대기조를 편성하는 한편 예비단말기도 확보해 전장 동시호가시간 이전에 반대매매주문을 차질없이 내는 데 성공했다.
○골프회원권도 받아
○…깡통계좌 일괄정리 방침에도 불구,큰손들을 정리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각 증권사마다 큰 차이를 보여 정리대상에 포함된 투자자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25개 증권사중 깡통계좌가 적은 2∼3개 소형사는 일괄정리를 강행했으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부동산 담보 ▲연대보증인 설정 ▲어음공증 등의 변칙적인 추가담보를 인정,매각대상을 줄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골프회원권이나 콘도회원권을 추가담보로 인정해 주었는가 하면 큰손들에게는 추가담보도 받지 않고 강제정리대상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기업이 이날 대량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이용,70만주 가량의 자사주를 자전거래시킨 것으로 알려져 『이래저래 불쌍한 것은 소액투자자들』이라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은 큰 마찰없어
○…이날 증권관계기관과 증권사들이 밀집돼 있는 여의도 일대는 투자자들의 시위를 막기위해 곳곳에 전경이 배치되고 일부 증권사는 아예 셔터를 내려놓아 시위가 잦은 대학가를 연상시켰다.
서울지역의 경우 「이미 물건너갔다」는 투자자들의 체념과 증권사의 철저한 대비로 별다른 마찰이 없었으나 일부지방은 당초 예상대로 투자자들이 거센 시위를 벌였다.
H증권 대전지점에는 이날 투자자들이 도끼와 식칼을 들고 들어와 대형유리창 5장과 컴퓨터단말기 3대,전화기 4대 등을 부숴버리는 등 대전지역 증권사지점들은 대부분 정상영업을 하지 못했다.
또 부천지역의 경우 일부 증권사 노조원들이 반대매매에 반대,서울 본사로 출근해 업무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양적어 상처만 남긴 꼴
○…이날 반대매매된 깡통계좌의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줄어든 것은 증권당국의 증권거래 관행을 무시한 무리한 정리방침에 대한 증권사 직원들과 투자자들의 거센 반발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증권당국은 담보비율 1백∼1백30%의 미수 및 미상환융자금을 정리키로 했다가 형평의 문제가 제기되자 1백% 미만의 깡통계좌 정리로 후퇴,외상매물에 의한 대기매물 부담완화라는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또 증권사 직원들과 투자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증권사가 대상규모를 크게 줄여 결국 적체물량 해소도 못하고 상처만 남긴 셈이 됐다는 지적이다.<유영환기자>유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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