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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내년 경영전략 수립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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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내년 경영전략 수립 부산

입력
1990.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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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 지속”판단 앞당겨 착수/삼성 팽창지양 내실다지기/대우 관리체계 근본적개편/현대 노사화합분위기 주력/럭금 경영합리화운동 가속재계가 내년에 대비한 경영전략수립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예년 같으면 11월중순이후에나 착수할 새해 경영전략수립을 이처럼 한달 가량 앞당겨 서두르는 것은 내년이 기업들엔 살아 남느냐,아니면 도태되느냐를 판가름짓는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페르시아만사태가 예상외로 장기화되면서 내년도 국내경기는 물론 세계경기가 위축,기업의 성장에 최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이후 지속되고 있는 수출침체는 기업의 기술개발ㆍ고부가가치의 상품개발ㆍ생산성향상등이 뒷받침되지 않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여기에 우루과이라운드협상 종결에 따른 외국기업의 대한진출로 안팎에서 전에없던 시련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악재투성이의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기위해 군살빼기를 더 강화하는 한편 생산설비의 첨단화ㆍ자동화와 사무생산성향상등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일부기업은 내년의 경영환경을 「위기」로 까지 단정,환경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 장기계획에 의한 투자계획의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페르시아만사태의 장기화로 고유가시대의 도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석유화학관련기업들은 내년에는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소련과의 수교,한중무역사무소의 개설로 북방경제교류는 전례없이 활성화될 전망인데 각기업들은 북방진출이 위기에 처한 우리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내년에는 고경쟁ㆍ고변화ㆍ고비용등 이른바 신3고시대가 닥칠 것으로 전망,양적팽창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세우고 있다.

올해부터 범그룹차원에서 체질강화를 위한 임직원의 의식개혁,각계열사에 나타나고 있는 대기업병증상인 여러가지 악습을 타파하는 관습개혁운동을 추진해온 삼성은 내년을 이 운동을 완결짓는 해로 정하고 각 사업분야에서 구체적인 생산성향상을 거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1,2차에 걸친 사무합리화 운동을 마쳐 20∼30% 업무효율화를 이룬 삼성물산은 내년부터는 기업내의 권한중앙집중에 따른 비능률을 해소하기 위해 권한이양운동을 적극 전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조직개편 및 인력재배치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신규사업을 개척할 방침이다.

한편 그룹차원에서는 석유화학ㆍ반도체사업에 대한 투자규모가 방대해짐에 따라 새로운 영역에 대한 투자는 그룹전체의 부실화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기존사업영역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전자ㆍ통신분야에서 소련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모색해온 삼성은 한소수교이후 각종 경제관련협정체결이 확실시됨에 따라 이분야의 북방진출에 승부를 건다는 방침이다.

올해를 「관리혁명의 해」로 선포,범그룹적으로 사무혁신운동을 전개해온 대우그룹은 내년이 21세기에 적응할 수 있는 일류기업으로서의 체질을 갖추느냐 대우조선부실에 이은 제2의 경영위기를 맞느냐의 중대기로가 될 것으로 보고 내년부터 92년까지를 관리혁명의 개혁실천 및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는 기간으로 정했는데 이 기간동안 기업변신의 목표설정을 마무리,초일류기업으로의 관리체제를 확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전계열사를 대상으로 일본 야하기컨설팅사의 자문으로 조직개혁을 추진하는 한편,이와별도로 그룹의 주력업종인 전자ㆍ자동차ㆍ중공업에 대해서는 각각 미국의 아서 핸더슨사,한국능률협회 및 일본 TPMC사,일본의 지표경영연구소의 협조로 관리체제개편을 단행하기로 했다.

또 군살빼기의 일환으로 올해 신입사원을 뽑지않고 조직개편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기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선의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 기회에 그룹전체의 체질을 강화하기로 했는데 대우조선의 경차생산,트럭의 대우중공업이양등으로 자동차분야를 그룹주력업종으로 중점육성시킬 계획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현대그룹은 생산성향상과 기업체질 개선으로 수출장벽을 뛰어넘는다는 전략으로 각계열사별로 독창적인 공장생산성향상 운동,사무처리합리화운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특히 그룹을 이끌어가고 있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시베리아 자원개발사업이 본격화되면 이 사업에 전념할 것에 대비,현대그룹의 취약점으로 지적되어온 전문경영인부재에 따른 경영위기에 대응키 위해 전문경영체제의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국내 재벌중 가장 심한 노사분규로 매년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그룹은 현대건설ㆍ현대중공업ㆍ현대자동차등을 중심으로 노사화합을 위한 사내운동을 추진,분규예방에 큰비중을 두고 있다.

럭키금성그룹은 연초 구자경회장이 밝힌 「21세기 경영구상」이 최근의 국내외경제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적절한 대응책이었음이 입증되었다고 확신,내년에도 조직력강화ㆍ간접비절감을 위한 경영합리화운동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특히 석유화학의 비중이 높은 럭키금성그룹은 페르시아만사태가 내년도 그룹의 경영에 결정적인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고유가 대응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밖에 쌍용ㆍ한진ㆍ한국화약ㆍ선경등도 사업구조조정ㆍ설비의 첨단화ㆍ사무자동화등의 경쟁력강화방안을 앞당겨 수립중이다.<방민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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