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안공항 3천여 환영인파/최순호등 우리선수 무등태워 행진도/일부 시민 “생전 남쪽 선수 보다니” 눈물【평양=김재설ㆍ이동호 특파원】 ○…최용해 북한축구협회장이 9일 하오 7시10분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주최한 만찬은 남북 체육관계자와 축구선수ㆍ임원 등이 한식을 들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한달마다 만났으면”
아버지를 북한에 둔 이회택 포철감독과 그 아버지의 생존 사실을 전해준 박두익 전 북한대표팀 감독,오빠 한필성씨를 한국땅에 둔 한필화씨 그리고 박종환 명동찬 등 남북 대표팀 감독 등이 정담을 나눴으며 만찬이 끝날 무렵 북한 가수들의 민요에 심취해 있던 남북 체육인들은 다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아리랑」 등을 힘차게 합창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북한 축구대표 방광철은 『한달에 한번씩 남북이 이런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리경애 북한 여자 축구선수도 『동포 언니들을 만나 너무 너무 기쁘다. 헤어지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옆에 앉은 한국 여자팀 주장 정영희의 손을 꼭잡기도 했다.
○…9일 낮 12시 정각 남쪽 선수단과 기자단을 태운 조선민항특별기가 도착하자 순안공항은 환영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공항에 나온 3천여 남녀 환영객들은 모두 손에 꽃을 들고 『조국통일』 『조국은 하나다』라는 함성을 지르며 분단 이후 처음으로 조선민항을 타고 도착한 손님들을 맞이했다.
기내에서 간단히 인적 사항을 대조하는 것으로 입국수속을 끝낸 선수단ㆍ기자단중에서는 정동성 체육부 장관이 맨처음 트랩을 내렸다.
정 장관이 내려서자 환영나온 김유순 북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김형진 부위원장,최용해 축구협회장이 다가와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악수를 나눴다.
또 30여명의 북한 기자들이 몰려나와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조국통일” 등 외쳐
○…선수단이 트랩에 모습을 나타내자 일부 환영객들은 트랩 앞까지 다가와 남녀 축구선수들의 손을 잡으며 『잘왔다』 『조국통일』 등을 외쳤다.
또 일부 환영객들은 최순호 김주성 등 한국 남자 축구선수들을 목말태워 환영객 사이를 1백여m나 행진했고 다른 선수단과 기자들에도 손목을 잡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날 환영객들은 한복을 차려입은 젊은 여성과 청년 어린이 등으로 다양했는데 이들은 한국선수단ㆍ기자단을 태운 10대의 승용차와 3대의 버스가 공항을 떠나자 『조국통일』 등을 외치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부르며 차량행렬을 뒤따라 뛰기도 했다.
환영객중 일부 부인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생선에 남쪽 축구선수가 평양에 오는 것을 보고 통일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양 베어링공장 노동자인 김영희씨(23ㆍ여)는 『7일 방송과 신문을 통해 남쪽 축구선수단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아침 일찍부터 공항에 나와 기다렸다』고 말했다.
○인파에 버스 막혀
○…순안공항에서 한국선수단 숙소인 창광거리 고려호텔까지는 약 21㎞. 차량이 많지 않은 데다 4차선으로 넓으며 일반차량이 선수단 차량행렬이 지날 때마다 일단 정지해 30여분밖에 걸리지 않을 거리였으나 이날은 환영인파로 여러번 선수단 차량의 길이 막히는 바람에 1시간45분이나 소요됐다.
환영인파는 김일성광장에서부터 고려호텔까지 특히 많았는데 기자단 및 선수단이 호텔 입구에서 버스에서 내려 호텔 안까지 들어가는 데도 30여분이나 걸렸다.
일행을 태운 버스가 기다리고 있던 1천여명의 평양시민이 몰려들어 버스에서 내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평양시민들은 한국선수와 기자들의 손을 잡고 등을 두드리느라 길이 트이지 않았다.
○호텔 진입에 30분
○…한국선수단ㆍ기자단이 평양중심가에 위치한 고려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평양 노동자 12시부터 1시까지)이라 인파가 더욱 많이 몰렸다고 북쪽 인사들은 밝혔는데 길옆 아파트의 베란다 상점 공장 등에서 특히 많은 사람이 몰려나와 차량행렬에 손을 흔들었다.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 음식점에서 밥을 먹던 사람들까지 그 상태로 뛰어나오는 모습이 계속 보였다.
○…지난 85년 남북 고향방문 당시 서울손님을 맞았던 고려호텔은 45층짜리 쌍둥이 빌딩으로 객실 5백여개를 갖춘 최고급 호화호텔.
호텔 지하에는 안마실 한증탕 이발소 빠찡꼬 등이 완비돼 있을 정도로 북한 관광호텔의 대명사라는 것이 북한관계자들의 귀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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