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들은 아이들을 너무 오냐 오냐하고 기른다』고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한 외국인이 말했었다. 그런가 하면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너댓살쯤 돼보이는 사내아이를 데리고 탄 한 젊은 엄마를 본 일이 있다. 아이가 자리를 오르내리면서 수선을 피우자 젊은 엄마가 단호하게 말했다. 『안돼!』 그순간 아이는 쥐죽은 듯이 자리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이를 교양있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기르는 독일의 부모와 달리,한국의 부모들은 『공부하라』는 것을 빼고는 만사가 「오냐오냐」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맹목적인 「자식사랑」으로는 세계 제1이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세계 제1의 「고아수출국」이다. 지난해의 경우 4천1백91명을 해외에 입양시켰다. 2위 콜롬비아는 겨우 7백35명이었다. ◆전국에서 사흘에 한명꼴로 자살하는 중ㆍ고생이 있다는 통계가 지난해 문교부에서 나왔었다. 그래도 부모 그늘에 있는 청소년들은 행복하다. 부모없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하는 「어린이 가장」이 전국에 6천5백명을 넘고 있다. 점심을 굶는 국민학교 어린이가 1만명,달동네에서는 맞벌이 부모들이 나간 사이 사고로 죽는 어린이들도 있다. ◆2년전 올림픽을 치른 나라 치고는 「버림받은 아이들」의 문제가 아직도 심각하다. 물론 가난한 아시아,아프리카 후진국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세계 다섯살 이하 어린이중 영양실조와 병으로 죽는 아이들이 한해에 1천4백만명이나 된다. 이들 버림받은 아이들을 위해 지난 30일 유엔 아동기금(유니세프) 주관으로 세계정상회담이 열렸다. ◆우리가 추석연휴에 들떠있을 때 유엔본부에서는 부시 미국 대통령,대처 영국 수상,가이후 일본 수상을 비롯해서 사우디아라비아 왕 등 71개국 지도자들이 5페이지에 이르는 선언문과 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앞으로 10년안에 전세계 어린이 90%에 면역접종,소아마비 근절,모든 어린이에 의무교육 실시 등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이 세계 10개년 계획에 우리도 당연히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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