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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 세력팽창 견제 외교/아주경기등 계기 대미 자세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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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 세력팽창 견제 외교/아주경기등 계기 대미 자세 변화

입력
1990.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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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급변ㆍ중소 혼란 틈탄 미 패권주의 우려/6ㆍ4사태 이후 고립벗고 강대국 실리 추구/소 카드로 3강균형 재현 노력중국은 페르시아만 사태와 북경아시아드를 치르면서 외교,특히 대미 정책에 상당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관영 북경주보는 「미국의 세계제국 건설음모」를 비난하는 새삼스러운 반미 논문을 게재,주목을 끌었다.

이 논문은 미국이 동구의 급변과 중소 양국의 내부문제를 틈타 세계도처에서 자국의 이익과 세력팽창을 추구하며 패권주의에 골몰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

이 논문은 중국과 소련이 내부혼란으로 기진하고 더욱이 소수민족의 분열이 내란으로까지 확대될 경우 세계 어떤나라가 미국과 정치ㆍ군사ㆍ경제적으로 대항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러한 논조는 작년 6ㆍ4천안문사태 이후 중국이 기울여온 대미 관계개선을 위한 노력에 비추어 볼 때 충격적인 자세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들어 소련ㆍ동구의 격변으로 시작된 국제관계의 변화속에 중국은 페만사태와 아시안게임을 통해 거둔 외교적 수확을 업고 6ㆍ4 이후의 외교고립을 벗은 것은 물론,다시 한번 강대국외교의 실리추구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련의 동구에 대한 영향력이 급속히 감퇴되고,소련군이 유럽ㆍ아시아지역으로부터 철군하는 틈을 타 미국이 세계석권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이는 중국의 이익에 해롭다는 것이 중국의 기본입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금까지의 외교정책을 재평가하고 그 주요기조를 세계의 독점화 저지라는 쪽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사태 이후 미국의 영향력 급증에 혼란을 느끼고 있던 중국 최고지도부는 지난 9월 초 당정 외교관계자 확대회의를 소집,미국의 중동사태 간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것을 강력히 비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경의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실권자 등소평이 이 회의에 직접 참석,최근 미소의 급속한 접근이 중ㆍ소ㆍ미간 3강관계를 무너뜨리고 중국을 제외시킨 미소 양대국만의 합작관계로 변질된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외교참모들을 질책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페만사태에서 미소 양국이 이라크에 대한 제재방안을 논의하면서 중국을 젖혀 놓은데 등은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중국은 작년 5월 고르바초프­등소평간의 북경회담을 통해 소련과의 전면적인 회복을 선언한후 상당한 관계변화와 개선을 이루어 왔다.

특히 지난 4월 이붕의 모스크바방문 이후,중소 양국간에는 고위군사사절의 교환을 포함,당정대표단의 인적교류와 경제ㆍ무역교류 등 쌍무교류가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소련은 대미 화해,냉전종식을 추구하면서도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할 필요가 있는 만큼,중국의 대미 견제입장을 기본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대 중국 고급기술 이전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월 소련이 중국에 고도정밀무기를 판매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같은 소련의 기본입장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8월 페만사태가 터진 후 중소 양국의 대처양상은 양국 모두 미국이 이 지역의 패권국이 되는 것을 저지하려는 점에서 상당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지난 9월1일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과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간의 하얼빈회담은 중국이 소련카드의 이용이란 면에서 큰 수확을 거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3강구조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을 미국측에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관영 신화사는 이 회담에서 『중소 양국은 페만과 캄푸치아를 비롯한 지역문제들에 광범한 합의를 이루었다』고 보도했다.

이붕은 지난 8월말 전인대에서 행한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중국외교의 기조는 제3세계 발전도상국들과의 협력강화』라고 말했었다.

페만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중국은 이제 미국의 패권주의를 들고 나와 제3세계 지도국으로,또 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한꺼번에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붕은 지난달 22일 북경 아시아드 개막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굴람ㆍ이사크ㆍ칸 파키스탄 대통령 등 외국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페만 사태는 사담ㆍ후세인의 야심때문이 아니라 미소 간의 급속한 접근 이후 미국의 갑작스런 세력팽창으로 세계의 힘의 균형이 깨지고 있는데 따라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중국의 이같은 입장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을 공개 비난하면서도 이라크에 식량과 의약품을 제공하고 있는데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이라크에 동조하는 많은 아랍국가들을 고려한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

중국이 최근 대한 경제교류의 공식화를 서두르고,일본과의 특수한 관계를 강조하며 자본ㆍ기술도입의 창구를 다변화하려 하는 것도 이러한 대미 자세의 변화조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외교 분석가들은 최근 헬싱키 정상회담을 통해 미소 양국이 보여준 입장의 접근,특히 대 이라크 제재에 있어 보다 강경한 조치에 합의한 점 등을 들어 중국이 바라는 3강 구조의 완전한 재현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이 이제 6ㆍ4 이후의 외교고립을 벗어나 국제무대에서 다시 그 나름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북경=유주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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