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논평… 닷새만에 공식반응/“외교를 달러로 팔고 샀다”… 소 맹비난북한은 5일 한소간에 역사적인 국교수립이 이루어진 것에 대해 『이를 배신이란 말 이외에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라고 강한 분노감을 표시하면서 『조선의 통일에 역행하는 분열주의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격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10월5일자 「달러로 팔고 사는 외교관계」제하의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역사의 전진행정에는 나라와 민족들의 흥망성쇠와 이합집산과정이 항상 동반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명망과 영예로 빛나는 때도 있고 또한 추문과 오점으로 얼룩진 사건들도 적지 않다. 이번에 소련이 자기입장을 1백80도 전환하여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기로 한 것은 이 후자의 부류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소련으로 말하면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함께 조선을 38선으로 분열시킨데 책임이 있는 나라이며 동시에 조선을 맨 선참으로 조선민족의 유일한 합법적 국가로 인정한 나라이다. 소련이 이제와서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은 현실인정의 구실을 붙이건 말건 결국은 조선에 두개조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자기들의 공약을 완전히 뒤집어 엎고 조선의 통일에 역행하는 분열주의 행동을 하는 것으로 된다.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한 것을 다른 측면에서 고찰해 본다면 주관적 의도야 어떻든간에 결과적으로는 두개 조선으로 분열을 고착시키고 우리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며 소위 개방에로 유도하여 우리나라에서의 사회주의제도를 뒤집어 엎으려는 미국의 기본전략에 공공연히 가담하는 것으로 밖에 달리될 수 없다.
우리는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게 되면 조선의 통일위업에 근본적으로 역행하게 되고 우리 인민들에게 민족분열의 고통과 불행을 가중시키게 되며 조선반도에서 세력균형을 허물고 북남대결과 군비경쟁을 격화시키게 되며 정세를 극도로 첨예하게 만들 것이라는 것을 한두번만 경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는 그들에게 있어서 마이동풍이었다.
세계에 지배주의 세력이 존재하는 한 약소국가 약소민족들의 운명을 놓고 농락하며 희생시키는 일은 의연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소련이 조선문제에서도 동맹자라 하여 우리를 지지하고 미국과 대치할 것이 아니라 미국동료와 손을 잡고 우리를 저들의 전략계획에 복종시키려 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소련측이 평양에 와서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도 한가지 불가피한 사정에 대하여 설명한데 의하면 지금 소련경제가 다 파괴되는 위기에 직면하였기 때문에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가지지 않을 수 없다는 처지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 설명을 듣고 보면 물에 빠진자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더니 세상에는 실지로 이런 일도 있구나 하는 허무감마저 없지 않다.
세계의 초대국으로 자처하던 소련이 개편정책 5년에 어떻게 했으면 나라를 붕괴위기에 직면하게 해놓고 남조선에 구걸의 손길을 내밀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보도에 의하면 소련이 남조선과 외교관계를 설정하기로 하였다는 소식과 때를 같이하여 남조선이 소련에 경제협력자금으로 23억달러를 주기로 하였다는 것이 발표되었다.
소련은 사회주의 대국으로서의 존엄과 체면,동맹국의 이익과 신의를 23억달러에 팔아먹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남조선의 형편에서는 그 막대한 돈을 낼 원천도 없거니와 아마도 그것은 사회주의를 와해시키기 위한 미제의 특별기금에서 나올 것이 뻔하다.
존엄있고 자주적인 사회주의 나라라면 응당 이에 경각성을 높여야 하며 달러에 환장이 되어 제국주의자들의 교활한 와해책동에 절대로 휘말려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서울 내외>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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